서울 강남의 주요 입지로 주목 받는 ‘서초 신동아’ 재건축 사업에 당초 수주 경쟁을 벌이던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기로 하면서 조합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서초 신동아 조합원들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야 하는 재건축조합들의 상황을 악용해 담합하면서 수익성을 높이려는 꼼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합 측은 시공사 선정 일정을 늦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적용 대상이 되는 한이 있어도 컨소시엄 입찰 참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사업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 서울 주요 재건축 사업에 수주 경쟁을 벌이던 건설사들이 돌연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조합 측은 건설사 간의 경쟁을 피해 재건축 사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것으로 판단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은 오는 28일 마감 예정인 서초구 서초동 서초 신동아 재건축조합의 시공사 입찰에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최근 조합에 전달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아직 최종적으로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현대산업개발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건설사들 간 과열 경쟁을 지양하면서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조합원들에게 유리한 조건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강남역 역세권에 아파트 1,340가구를 짓는 서초 신동아 재건축사업 시공사 선정 입찰의 유력한 후보로는 주변 재건축단지인 서초무지개, 서초우성1~3차의 시공을 맡은 삼성물산과 GS건설이 거론됐다. 특히 삼성물산이 입찰 참여를 적극 검토하면서 지난 2015년 12월 서초무지개 시공사 선정 입찰 이후 재건축사업 복귀전이 될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으로 주목 받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서초 신동아 대신 방배5구역 재건축사업 입찰 참여를 검토하다 다시 20일 현장설명회가 예정된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사업 시공 수주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이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던 상황이다.
조합원들이 반발하자 서초 신동아 재건축조합은 18일 긴급 대의원회의를 개최해 해당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시공사에 휘둘릴 바에는 차라리 재건축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파트 1,101가구를 짓는 마포구 공덕1구역 재건축조합의 경우도 7일 시공사 선정 입찰 마감 결과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GS건설과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그러자 조합원들이 반발해 최근 대의원회의에서 해당 안건이 부결됐고 해당 건설사들에 이주촉진비 지급, 조합원 분담금 무이자 지원 등을 요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잇따른 대형 건설사들의 컨소시엄 구성 배경과 관련해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업 규모가 500가구 이상이면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에 내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 이후 사업 물량 감소를 예상하고 물량 확보를 위해 안정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