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주가 운임 회복과 환경규제 유예 등 겹호재에 오랜만에 동반 상승세를 타고 있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팬오션(028670)은 전 거래일 대비 5.98%(350원) 상승한 6,200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6,24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팬오션은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17.4% 올랐다. 대한해운(005880)도 이날 2.84% 오르며 상승 흐름에 동참했다. 특히 기관들의 매수세가 눈에 띈다. 기관은 지난달 28일 이후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팬오션을 사들였다. 15거래일 동안 746만주를 순매수하며 외국인의 차익실현 물량을 그대로 다 받아줬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선박운임이 올라간 것이 해운주 상승에 도움이 됐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저점을 기록한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올해 들어 저점 대비 3배 이상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 15위권 내 벌크선 선사 중 이익을 낼 수 있는 곳을 팬오션 정도로 꼽고 있다. 대신증권은 팬오션의 2·4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5.8% 증가한 5,130억원, 영업이익은 14.6% 늘어난 4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며 3·4분기에는 실적 회복세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순수 벌크선 운용선사 중 지난해 흑자를 낸 곳은 팬오션과 대만의 위즈덤마린이 유일하다”며 “경쟁자들이 지속된 영업적자로 선박 경쟁력을 상실하는 동안에 살아남은 업체들이 앞으로 호황을 누릴 수 있다는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해운도 옛 한진해운의 사업권을 인수한 뒤 순풍에 돛을 달았다. 지난해 말 자회사 SM상선이 대한상선과 한진해운의 미주·아시아노선 영업권을 인수한 뒤 연초 1만7,000원대였던 주가는 이날 3만8,050원으로 4만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대한해운은 올해부터 자회사 실적이 반영되면서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운사들에 부담스러운 환경규제였던 선박평형수 처리시설 의무도입이 연기된 것도 호재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는 이달 초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제71회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에서 선박평형수처리장치(BWTS) 탑재 기한을 오는 2019년 9월8일 이후로 연기한다고 결정했다. 해운 업계에서는 당초 올해 9월 시행 예정이었던 해당 규제가 해운사들에 신규 설비 도입으로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