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부지불식간에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대에 바짝 다가섰다.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두 달 연속 오른데다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더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내 집 마련을 앞둔 서민들의 금리 부담도 늘어나게 됐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우리은행·KEB하나은행·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은 이날부터 주택담보대출 코픽스 연동 변동금리를 인상했다. 코픽스 금리가 인상되면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도 함께 올라간다. 더구나 시중은행에 따라 붙이는 가산금리가 더해지면 주담대 금리상승이 가팔라질 수 있다.
실제 국민은행은 코픽스 상승으로 가산금리가 변동돼 신용등급별로 3.10∼4.30%이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15∼4.35%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0.01%포인트 오른 코픽스 금리에 가산금리 인상분 0.04%를 더한 결과다.
신한은행 역시 2.82∼4.13%에서 2.83∼4.14%로 올랐다. 우리은행은 2.87∼3.87%에서 2.88∼3.88%로, 하나은행은 3.02∼4.10%에서 3.03∼4.11%로, 농협은행은 2.61∼4.21%에서 2.62∼4.22%로 0.0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17일 은행연합회는 올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48%로 전월인 5월에 견줘 0.01%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는 올해 4월 1.46%에서 5월 1.47%로 오른 데 이어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중은행의 우대금리를 적용 받지 못하는 저등급 대출자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4%대 중후반으로 이미 5%에 육박해 있다.
변동금리뿐만 아니라 고정금리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KEB하나은행 5년 고정금리는 이날 기준 3.48~4.70%로 6월 말 기준 3.42~4.64%보다 0.06%포인트 올랐다. 5년 고정금리는 2월 말 3.36~4.48%를 찍은 이래 5월 말 3.39~4.51%로 꾸준히 상승세를 타다 이날에는 최고 금리 기준 4.7%도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로 활용하는 금융채(AAA) 5년물 금리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금융채 기준 주택담보대출도 상승세다. 은행들이 가계부채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자체적인 가산금리도 꾸준히 올릴 수 있어 전세금 급등 등의 변수가 발생할 경우 기존 부채를 지닌 가계는 추가적인 레버리지(대출)가 어려워 더욱 고금리 대출로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코픽스가 두 달 연속 오름세를 타고 있어 시중금리가 상승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이르면 한두 달 내에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5%를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보리·조권형기자 boris@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