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에서 건축자재상을 운영하며 40여년 동안 20억원 넘게 지역사회에 기부해 ‘현대판 김만덕’으로 불리는 기부천사 이진용(66·사진)씨가 18일 충주시청을 방문해 취약계층 지원 사업에 써달라며 1,000만원을 또 기탁했다.
이씨가 걸어온 삶의 궤적은 조선시대에 사재를 털어 굶주림에 허덕이는 백성을 구한 김만덕의 삶과 비슷하다.
충주시 호암동 관주골에서 가난한 농부의 6남매 중 넷째로 태어난 그는 지난 1971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매형이 운영하는 건재상에 취직했다. 5년 뒤 건축자재를 배달하러 간 그의 눈에 대기업이 방문 기념으로 기부한 피아노가 들어왔다.
‘내가 저 피아노를 기부할 형편이 됐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도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고 곧바로 쉬운 것부터 실천에 옮겼다.
지역 초등학교에 담을 설치하고 학생들이 1년 동안 쓸 수 있는 학용품을 사줬으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줬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보훈가족에게는 사재를 털어 성금을 전달했다.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외면하지 않았던 그는 사업으로 수익이 남으면 자신을 위해 쓰지 않았다.
그렇게 40여년간 남을 위해 내놓은 성금만 해도 20억원이 훌쩍 넘었다.
버는 족족 이웃을 위해 돈을 쓰다 보니 자신의 삶에는 철저할 정도로 인색했다.
이웃을 향한 뜨거운 사랑을 인정받아 2012년에는 국민포장을, 8일 열린 충주시민의 날 기념행사에서는 사회봉사·윤리 부문 시민대상도 받았다.
이씨는 “재벌이 참 부러운데 팔자가 재벌 될 정도는 아니라 형편이 되는 대로 기부하고 있다”며 “언제나 있는 만큼 기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