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성과연봉제 앞장섰다고...'블랙리스트' 꺼내든 노동계

홍순만 철도공사 사장 등 10명

적폐 기관장 지목해 퇴진 운동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이 홍순만 한국철도공사 사장 등 공공기관장 10명을 적폐로 지목하고 퇴진운동에 나섰다. 노동계가 이들을 적폐로 꼽은 주된 이유는 박근혜 정부의 국책과제였던 성과연봉제 도입에 앞장섰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강도 높게 비난했던 노동계가 스스로 공공기관 블랙리스트인 이른바 ‘블루리스트’를 만든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 공공부문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국정농단 세력에 의해 임명된 기관장들의 경영 농단과 그로 인한 폐해는 공공 부문 노동자와 국민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공대위가 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공공기관장은 홍 사장을 비롯해 유제복 코레일유통 사장,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옥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이사장, 서창석 서울대병원 병원장,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원장, 박희성 동서발전 사장 직무대행, 이승훈 한국가스공사 사장, 정영훈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이사장, 이헌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등 10명이다.

관련기사



공대위는 이들을 두고 국정농단 세력이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알박기로 임명됐다가 아직 사퇴하지 않은 낙하산 기관장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성과연봉제 강제 도입을 위해 불법을 자행한 기관장들이라고 몰아붙였다. 게다가 해당 기관장들이 성과연봉제 폐기 등 새 정부의 정책수행을 거부하고 있다는 게 공대위의 주장이다. 공대위는 명단에 포함된 기관장이 물러날 때까지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앞으로 2~3차 적폐기관장을 추가로 발표할 방침이다.

블루리스트에 오른 당사자들은 노동계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노동계가 촛불집회 청구서를 손에 들고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다”면서 “정당하게 직무를 수행한 이들에게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동법 교수는 “옳지 않은 방향으로 나가려는 것을 적폐로 규정할 수는 있겠지만 성과연봉제의 경우 그렇게 접근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노동계도 호봉제로 가자는 얘기는 아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노동계가 적폐 기관장을 특정한 것과 맞물려 청와대의 공공기관장 인사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는 차관급·외청장 인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조만간 정부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에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임기가 만료된 공공기관장을 우선 인선하겠다는 방침이다. 박근혜 정부가 인선한 공공기관장을 먼저 물갈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친노조 성향의 정부가 노동계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임지훈·이두형기자 jhlim@sedaily.com

임지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