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게임도 시장경제…AI로 운영의 묘 찾았죠"

'게임 최적화 AI 알고리즘 개발' 강정석 새비스탯 대표

미국 연방은행 화폐경제예측 툴 개발 경험 밑바탕

미션·아이템 등 유저 빅데이터 분석…美게임사 주목

가상현실 기반 서비스, 실물경제에도 구현 하고파





메이플스토리·리니지·던전앤파이터·블레이드앤소울 등 온라인 롤플레잉게임(RPG)을 즐기는 유저들은 특정 장소(사냥터)에서 인기 아이템이 나올 확률이나 몬스터가 젠(나타나는)되는 시간, 퀘스트를 깰 때 걸리는 시간과 보상을 궁금해한다. 레벨을 올리기 위한 경험치 획득 뿐만 아니라 게임 세상 속 가상화폐를 벌 수 있는 중요한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모은 자산은 최고급 아이템 구매로 이어진다. 공격률과 방어율이 높아져 좀 더 강한 몬스터를 잡으면 경험치가 많이 주어지고 레벨 올리기가 한층 수월해진다.

게임 유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인 만큼 게임회사들도 심혈을 기울인다. 하지만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팀을 구성해 밤새 게임을 직접 해보면서 퀘스트의 난이도를 책정하거나 베타버전 게임을 새로 만들어 아이템을 뿌려보고 가격을 고민해야 한다.

강정석(26·사진) 새비스탯(SavvyStat) 대표는 이 점을 파고 들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직접 게임을 해보지 않고도 게임운영의 최적상태를 알아낼 수 있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


20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강 대표는 “특정 아이템이 많아지면 가격이 하락하고 반대의 상황에선 치솟고, 퀘스트가 쉽거나 몬스터가 자주 출몰하면 높은 레벨의 캐릭터가 많아져 레벨 인플레이션도 발생한다”며 “결국 게임 가상세계도 거대한 시장경제구조인 셈”이라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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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비스탯은 게임회사에서 줄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이용한다. 유저들의 게임 접속 시간과 게임머니를 쓰는 패턴, 어떤 아이템을 갖고 있을 때 퀘스트 완료 시간의 차이 등의 정보를 한데 모은 후 유사성에 따라 그룹 짓는다. 그룹간 소비심리와 상황에 따른 반응 속도를 측정해 분석하면 최적 상태의 값이 나오게 된다.

강 대표는 “어떤 미션을 주고 몇 마리의 몬스터를 잡도록 했을 때, 유저가 게임에 머무는 시간이 올라가는지도 알아낼 수 있다”며 “경제학에서 사람들 소비·저축심리를 예측하고 경제를 분석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새비스탯의 개발자는 미국연방은행 화폐경제예측 툴을 만들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AI 알고리즘을 완성했다.

국내를 포함해 미국·중국 등 세계 게임 회사들은 벌써부터 새비스탯의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탈(VC) 심사역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강 대표는 여러 글로벌 게임기업들을 만나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유명 게임회사와는 계약 마무리 단계다.

새비스탯의 최종 목표는 게임 내 가상현실 분석을 바탕으로 실생활에 이로움을 주는 것. 강 대표는 “게임 회사에 서비스를 공급하는 건 시작에 불과하다”며 “가상 경제 내 사람들의 행동심리 빅데이터에 기반한 분석 알고리즘을 발전시켜 실제 경제를 시뮬레이션 돌려보는 툴을 완벽히 구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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