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전기(electricity)처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기반을 갖추고 뒷받침해야 합니다. 시장 성장이 어마어마한 유전자 편집(gene editing) 기술 등 신산업도 규제를 과감히 풀지 않으면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김창경 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는 19일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공동대표 송희경·박경미·신용현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주최한 ‘퓨처스아카데미’ 시즌2 특강 후 기자와 만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류를 위협하는 두 가지 기술인 ‘AI 기술’과 ‘유전자 편집 기술’을 우리가 어떻게 키우고 사용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브레인웨어(고급두뇌) 육성의 권위자로 꼽히는 김 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재료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청와대 과학기술비서관에 이어 교육과학기술부 2차관을 지냈다.
김 교수는 “빅데이터를 주고받고 분석하는 AI가 확산하며 AI 플랫폼이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다”며 “중국도 AI에 집중 투자하고 유전자 편집 기술도 자유롭게 연구하도록 규제를 풀어 경쟁력을 크게 높이고 있다”며 발 빠른 대처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변화하는 가치에 관해 △개방적 문화 △구글·애플·아마존 등 플랫폼 기업의 승자독식 △대기업 해체(unbundling) △인재 쇼핑 △빠른 속도 △유전자 편집 △무료(free) 서비스 △로봇 확산 여덟 가지를 뉴노멀(새 표준)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삼성은 ‘관리 문화’ ‘상명하복 문화’가 지배했는데 이런 문화를 모두 바꿔야 혁신을 할 수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일자리가 사라지지만 동시에 대기업 해체와 스타트업의 시장 입성으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수의 플랫폼 기업이 빅데이터로 시장을 지배하며 고급인력 쇼핑을 하고 있다”며 “딥마인드를 인수한 구글이 한 명의 유능한 직원을 쓰는 데 5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글로벌 기업들은 AI 핵심 기술을 선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교육 혁신도 주문했다. 그는 “최근에는 이공계 학문과 기술 발전의 속도가 워낙 빨라 학교에서 뭔가 배우고 졸업하면 그 분야의 기술은 이미 바뀐 상황”이라며 “온라인 등으로 집중적으로 단기에 학습을 마치는 나노 또는 마이크로 디그리 등을 통한 새로운 교육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기계는 할 수 없고 인간만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며 “스마트 기기와 연결되고 확산되는 추세에서 경험을 연결해 새로운 것을 만들고 문제를 명확히 규정해 답을 찾는 프로젝트를 한평생 학습해나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사진=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