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 檢, 대기업 뇌물리스트 확보해 전방위 수사 돌입

포스코·금호산업 등 대기업 잇단 압수수색

특정 설계감리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

뇌물수수 혐의로 관계자들 구속해 수사

검찰이 대기업들의 공사설계감리 일감 관련 뇌물리스트를 확보하고 전방위 수사에 나섰다. 현재까지는 개인비리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시작된 방산비리 수사에 이은 대기업 뇌물수수 관련 수사인 만큼 수사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수사당국과 재계 등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김동주 부장검사)는 이날 금호산업 서울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업무 관련 문서 등을 확보했다. 전날에는 인천 송도에 자리한 포스코건설 사무소를 압수수색하고 A부장을 체포했으며 지난주에는 CJ대한통운도 압수수색해 부장급 인사를 체포해 수사하고 있다.

건설회사들은 일부 직원이 서울 송파구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잠실진주) 사업 비리 등에 연루된 중견 설계감리회사 A사의 이모(52) 부사장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물류센터를 건설하면서 설계감리 일감을 발주할 때 관계자가 뇌물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부사장이 건설사를 비롯한 대기업에 뇌물을 준 리스트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설계감리회사가 대기업 관계자에게 수억원대의 뇌물을 줘서 일감을 따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검찰이 이미 여러 기업의 연루자를 파악했으며 순차적으로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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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도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회사 전체에 대한 수사가 아니라 특정 개인의 소관 업무 관련 부분을 수사하고 있다”며 “제보를 통해 범죄사실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부사장에게 “일감을 달라”는 청탁을 받고 2억원을 받은 김모(71·구속) 잠실진주재건축조합 이사와 브로커 역할을 한 홍보대행업자 이모(45·구속)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개인비리 차원에서 수사가 마무리될 지는 미지수다. 수사과정에서 기업이 조직적으로 개입했거나 고위층 지시 등이 추가로 파악되면 윗선으로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새 정부 들어 방산비리를 비롯한 기업비리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라 사정 칼끝이 어디까지 겨눌지 주목된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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