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IT지수는 19일(현지시간) 992.29로 마감해 이전 최고치인 2000년 3월27일의 988.49를 갈아치웠다. 닷컴버블이 한창이었던 17년 전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IT지수는 연초 대비 23%나 올라 S&P500지수를 구성하는 11개 부문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연초 대비 18.61% 상승해 각각 9.50%, 10.50%씩 오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투자자들이 기술주로 몰리는 것은 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IT기업들이 집중하는 플랫폼 기반의 사업 모델이 낮은 투자비용에 비해 높은 성장을 담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게다가 세제개혁, 인프라 지출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추진이 지지부진해 실적이 고공 행진하는 IT기업들의 투자 매력이 높아진 점도 기술주 상승세를 부추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연일 치솟는 주가에도 시장에서는 과열 우려나 17년 전과 같은 거품 붕괴를 경계하는 목소리보다 낙관론이 지배적이다. 미국계 다국적투자기업 컬럼비아트레니들스의 라훌 나랑 자산관리사는 “주요 IT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고정자산 투자가 적은데다 네트워크 효과로 빠르게 성장해 사업 규모를 늘려도 흔들림이 작다”며 “지금까지 우리가 봐온 것 중 최고”라고 평가했다. 하워드 실버블라트 S&P 선임 애널리스트도 “17년 전보다 현재 IT기업의 실적이 훨씬 더 견고하다”며 당시보다 기술주가 훨씬 안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조만간 차익실현 주문이 몰릴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지만 다음주 중 페이스북이나 알파벳 등이 높은 2·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 IT 관련주에 투자가 더욱 몰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