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이날 하 사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모 상무를 전격 소환조치를 내렸다. KAI의 경영지원 및 인사 업무를 총괄하는 이 상무는 하 사장이 사장직에 오르기 전부터 경영지원본부 등에서 하 사장을 보좌해온 바 있다. 검찰은 KAI의 다른 임원진도 추가로 불러 조사한 뒤 조만간 하 사장을 직접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은 지난 14일 KAI의 사천 본사와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하던 당시 이 상무의 자택도 함께 압수수색, PC의 데이터와 수첩, 메모 등의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상무를 상대로 압수된 문건의 작성 경위와 비자금 조성 경위 및 용처를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KAI 경영진은 하 사장의 측근이 운영하는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고,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과 고등훈련기의 원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
현재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의 분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앞두고 KAI 측이 의도적으로 삭제한 디지털 데이터가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데이터 복구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최근 검찰은 복수의 항공우주학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확보한 기술 관련 자료의 분석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한편 하 사장은 이날 “저와 KAI 주변에서 최근 발생하고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KAI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며 사의를 전했다. KAI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고 하 사장의 사표를 수리할 방침이다. 임시주주총회에서 새 대표이사가 선임되기 전까지 장성섭 부사장(개발부문 부문장)이 KAI의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