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교사들은 정부가 20일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발표하자 “채용사유와 절차가 다르다고 정규직화가 어렵다는 것은 핑계”라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서울정부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특별실태조사를 거쳐 9월 중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정규직 전환 기준과 방법, 무기계약직 처우개선 방안 등을 담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을 심의·의결한 바 있다.
852개 기관 비정규직 노동자 31만명(기간제 19만1000명, 파견·용역 12만1000명) 중 올해 말까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대상은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 9만5000명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가운데 기간제 교사와 영어회화전문강사 등은 제외됐다. 정규직 전환이 어려운 기간제교사만 전국 4만6000여명에 해당한다.
고용부는 “현재 가이드라인에는 타 법령에서 기간을 달리 정하는 등 교사·강사중 특성상 전환이 어려운 경우를 전환 예외사유로 포함하고 있다”면서 “기존 교사와 채용사유, 절차, 고용형태, 노동조건이 다르다”고 제외 배경을 언급했다.
이에대해 박혜성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 대표는 “기간제 교사들도 알음알음으로 고용되는게 아니라 공개전형 절차를 거쳐 임용된 교사”라며 “국가에서 정교사를 충분히 채용하지 않아 생기는 정교사들의 빈자리를 채우고 정교사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임용시험을 거치지 않을 뿐 채용사유와 절차, 고용형태, 노동조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기간제교사들은 1년 단위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아 계약 만료 시기가 가까워지면 다음 학기에 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낀다”며 “고용불안으로 교사가 장기적인 교육계획을 가지고 교육활동을 하지 못한다면 질 높은 교육을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용부는 기간제 교사 등을 정규직 전환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교육부와 지방교육청이 제시된 기준에 따라 전환심의위원회를 구성해 강사측, 기존 교원, 사대생, 학부모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들어 전환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단서 조항을 내세웠다.
하지만 박 대표는 “지금 정교사 일부와 사대생들은 임용고시를 이유로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고 학부모들도 불안하다며 지지하지 않을 게 뻔하다”라며 이같은 단서 조항을 ‘꼼수’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 시 신규 교사 임용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선 “학교 현장에는 현재 교사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정교사를 필요한 만큼 충분히 임용하고 기간제 교사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업을 하지 않는 교장과 교감, 사서, 보건교사 등을 제외하면 여전히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30명에 가까울 것이라는 게 기간제 교사들의 의견.
한편 전국 5000여명의 기간제 교사들로 구성된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는 향후 고용부와 교육부 등 관계부처를 방문해 면담을 요청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