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제14대 대통령으로 여당 후보인 람 나트 코빈드(71) 후보가 당선됐다. 이른바 ‘불가촉천민’으로 불리는 최하층 카스트인 ‘달리트’ 출신 대통령으로는 사상 두 번째다.
인도선거관리위원회는 20일(현지시간) 여당인 인도국민당(BJP)의 코빈드 후보가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의 메이라 쿠마르(72) 전 연방하원 의장을 꺾고 65.6%의 득표율로 새 대통령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번 선거는 특히 사상 처음으로 여야 후보 모두 사회적 소외계층인 달리트 출신이어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인도 헌정 70년 사상 달리트 출신의 헌법상 국가원수가 된 것은 지난 1997년 코테릴라만 나라야난 대통령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코빈드 당선인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칸푸르의 달리트 가정에서 태어났다. 그는 법대를 졸업한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 2차례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비하르 주의 주지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 2010년 BJP의 대변인 시절 “이슬람교와 기독교는 인도에 이질적”이라고 발언하는 등 힌두 민족주의 성향을 드러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의원내각제인 인도는 총리가 내각을 이끌기 때문에 대통령의 권한은 크지 않다. 선출 방법도 국민이 직접 투표하는 직선제가 아닌 연방 상·하원과 주의회 의원들의 간접선거로 뽑힌다. 이 때문에 정치적으로 의전적 임무를 수행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헌법상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이자 사면권·법률안 거부권 등의 권리가 있는 만큼 정국의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달리트 출신의 대통령 탄생이 인도 사회 내 미칠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윤상언 인턴기자 sangun.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