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망해가는 가게, 주인만 모른다?

[머니+ 성공창업, 상권을 보라]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입지·맛·고객 접대 등에 매출 달려

3개월 주기로 체크 부진 사전예방을



어떤 이에게는 창업이 인생을 뒤바꿀 기회가 되기도 하고, 또 다른 이에게는 쓰디쓴 아픔으로 남게 되는 경우가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 많은 사람들이 야심차게 창업시장에 뛰어들지만 소위 대박이 나는 가게는 일부에 불과하다. 실제 지난해 발표된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창업 후 1년 내 폐업률은 35%, 2년 차 55%, 3년 내 폐업하는 사업자는 85%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구나 처음 가게를 오픈할 때에는 성공의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다. 하지만 오픈 빨로 북적이던 것도 잠시, 가게가 점점 망해가는 모습을 바라 볼 때면 참으로 안타깝다. 아마도 권리금·인테리어·집기 구매 등으로 수천만 원 이상은 썼을 테니 본전을 찾기 전에 가게를 정리하면 고스란히 손해로 남을게 분명하다. 더욱 참담한 것은 정작 망해가는 가게의 상황을 주인은 대부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수익이 저하되고 있는 현 상황을 직시하지 못한 채 달리 대처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맞겠다.


아무리 철저히 준비해 매장을 오픈해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데는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핵심 식재료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물가 상승, 수급환경의 변화 및 경기와 먹거리 파동 등 외부 변수가 매우 다양하다. 내부적으로도 먹거리 점포의 경우 음식 및 서비스 질 저하 등으로 손님이 줄고 매출도 하락하는 악순환에 결국 본전도 찾지 못한 채 가게를 정리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내부적인 요인으로 고객이 불만을 느끼면 다시 가게를 찾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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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것은 매출 부진이 심각해지기 전에 자가진단을 통해 재빠르게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이때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바라보는 것이 좋다. 매출 부진이 일어나고 있는 점포들은 상권분석 및 입지 재파악, 요리의 맛, 메뉴 및 고객 접객 등의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매출이 나쁘지 않아도 약 3개월 주기로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매출 부진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좋다.

가장 먼저 체크할 부분은 매출이 떨어진 시점을 되짚어보는 것이다. 그 다음은 점포 주변 환경에 변화가 있었는지, 주변 상권의 발전가능성이 있는지, 경쟁점포는 장사가 잘 되는지 살펴보고 반대로 주변에 비어있는 점포는 없는지, 더 세부적으로 주변에 같은 업종의 점포가 폐업한 적이 있는지 등 자신의 점포 주변상황을 파악해 봐야 한다. 다음은 본인의 점포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차례다. 현재 운영중인 업종·아이템에 성장가능성이 있는지, 문제점은 없는지 따져보고 본인과 직원이 고객을 대하는 자세가 어땠는지 평가해본다. 이후에는 경쟁점포와 차별화를 위한 전략은 있는지, 매출 활성화를 위해 운용자금을 조달할 창구는 있는지, 매출 부진을 대비한 보조 상품 연구를 했는지 등 선제적 전략을 체크해야 한다.

매출 부진에 빠졌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창업자의 자세다. 점포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일수록 더욱 귀를 기울이고 받아들여서 개선의 방향을 잡아야 하고 손님의 입장에서 해당 상품 가격을 지불하고 아이템을 구매할만한가를 역지사지의 자세로 바라봐야 한다. 트렌드에도 민감해야 하며 비슷한 업종의 소위 대박집을 찾아가 보고, 자신의 점포와 비교를 통해 좋은 것은 따라서 적용하고,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 끊임없는 연구가 필요하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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