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테마파크, IT·엔터기업...수낙의 '끝없는 식탐'

中 부동산업계 샛별 쑨훙빈

완다 테마파크 사업 인수 이어

IT·엔터기업 러에코 회장 올라

"무리한 확장" 후유증 우려도

쑨훙빈 수낙차이나 회장/블룸버그쑨훙빈 수낙차이나 회장/블룸버그





중국 부동산 업계의 새로운 별로 떠오르고 있는 부동산개발 회사 수낙의 쑨훙빈 회장이 최근 중국 최대 부동산·엔터그룹 완다의 테마파크 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정보기술(IT)·엔터기업 러에코 회장에 올랐다.

중국 금융당국과 언론매체들은 올 들어 자금난에 시달려온 중국 부동산·IT 분야의 두 대표 기업을 차례로 인수합병(M&A)한 쑨 회장의 경영수완을 주목하면서도 최근 잇따른 합병 후유증을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완다와 러에코에 이어 또 다른 경영위기 기업에 도미노 현상이 이어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망은 러에코의 모기업 러스왕이 지난 21일 이사회에서 쑨 회장을 러에코 이사회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보도했다. 수낙은 올 들어 자금난에 빠진 러에코의 백기사로 나서 150억4,100만위안(약 2조5,000억원)을 투입, 동영상 업체 러스왕 지분 8.6%를 확보한 2대 주주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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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왕이 17일 주주총회에서 쑨 회장을 러스왕 이사회의 새 등기이사로 임명한다고 발표한데다 러스왕 창업자인 자웨팅이 회장직에서 최근 물러났다는 점에서 쑨 회장의 러스왕 경영권 장악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러에코 주요 경영진도 이미 수낙 출신으로 교체됐다. 러에코는 중국판 넷플릭스로 불리며 급성장했던 IT기업이지만 최근 전기차 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하는 등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면서 이달 초 자산동결 조치를 당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수낙의 최근 잇따른 M&A 행보를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건설은행은 중국 은행당국인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의 구두지시로 최근 수낙에 대한 금융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15억위안의 신탁대출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시장에서도 쑨 회장의 탁월한 경영수완에는 높은 점수를 주면서도 최근 이어지고 있는 무리한 기업확장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칭화대 공학석사 출신인 쑨 회장은 노트북 회사 레노보그룹에서 일하다 미국 하버드대 연수를 받고 돌아와 1994년 톈진에서 부동산 사업을 시작했다. 부동산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그는 2003년 부동산개발사 수낙을 만들었고 중국 부동산시장 성장과 함께 승승장구해 완다의 경쟁사로 급부상했다. 쑨 회장은 2011년 4개 지역에서 2016년 44개 지역으로 사업 시장을 확대했고 올 들어 잇따라 기업 인수계약을 성사시키며 단번에 중국 부동산 업계 M&A의 샛별로 떠올랐다.

다만 부동산에 이어 엔터 분야와 IT로 문어발 확장을 하고 있는 그의 행보가 제2의 완다나 러에코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수낙의 자산가치가 증가하기는 했지만 잇따라 진행된 여러 건의 M&A로 부채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은감회가 수낙의 신용상황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금융시장의 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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