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보수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한국당이 자체 혁신위원회 구성을 통해 사실상 ‘극우 강경노선’을 표방한 가운데 중도 보수에 가까운 바른정당도 대구경북(TK) 지역을 순회하며 지지 기반 다지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당장은 외연 확장보다는 지지층 결속을 통한 내부 역량 강화가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친박·비박 논쟁, 탄핵 찬성·반대파 논쟁이 당의 미래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자문해볼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의 모든 계파가 없어지고 하나가 된 지금 친박 청산 프레임으로 단합을 저해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라며 사실상 친박계를 두둔했다.
당 혁신위원회의 위원 대다수가 강경 우파 인사로 채워진 가운데 홍 대표가 당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영수회담 불참을 강행하는 등 ‘마이웨이’ 기조를 고집하고 있는 것도 강한 야당으로서의 존재감 과시를 통해 지지 기반을 확실히 다지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당보다는 유연한 태도로 대여(對與) 관계를 구축해가고 있는 바른정당도 보수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기는 마찬가지다. 바른정당은 앞서 지난 19~20일 1박2일 일정으로 TK를 찾아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등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당 지도부는 곳곳에서 바른정당을 비판하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선 시위대와 마주했다. 당 관계자는 “보수 성향이 강한 일부 지역에서는 ‘배신자 프레임’이 아직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했다”며 “정통 보수의 신뢰를 회복하는 게 바른정당의 1차 숙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