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1박2일’의 원년멤버로 예능호흡을 맞춘 지 10년차가 넘어가는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뿐 아니라 ‘신서유기’를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본 안재현, 조규현, 송민호까지. 한 명의 삼장법사와 다섯 요괴들이 펼치는 ‘신서유기4’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가까워진 호흡을 자랑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Q. ‘신서유기4’에서 많은 멤버들이 활약을 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이수근 씨의 활약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피콜로 분장 덕분인지, 확실히 이전시즌에 비해 더 자유로워 진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이수근 오빠는 원래 순발력이 좋은 연기자에요. 모르는 퀴즈가 나왔을 때 순간 오는 대응력이 뛰어나죠. 언제가는 애드리브를 준비해서 오는 거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진짜 즉석에서 멘트를 하는 것이더라고요. 순간순간 콩트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나 순발력이 정말 좋아요.”
“이수근 오빠가 재미있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강호동 오빠와 은지원 오빠가 옆에서 받쳐 주고 있게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워낙 친하다보니 주고받는 것이 능숙하고, 자신이 어떤 애드리브를 하더라도 이수근 오빠가 재밌게 만들어줄 것을 알다보니, 세 사람에게서 나오는 꽁트의 합이 무척 좋은 것 같아요.”
Q. ‘신서유기’ 멤버들의 합이 유독 좋은 것 같아요. 오랫동안 호흡을 맞췄던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뿐만 아니라 새 멤버인 안재현, 조규현, 송민호까지.
“정말 서로 서로가 다 잘 맞아요. 희한한 일이죠. ‘1박2일’ 때부터 호흡을 맞췄던 세 사람을 제외하고 민호라든지, 규현이, 재현이 모두 따로 떼 놓고 보면 접점이 크게 보이지 않거든요. 그만큼 각자의 개성이 다 다른데, 이러한 사람들이 모이니 서로의 다름을 배척하는 것이 아닌 화합을 이루더라고요. ‘정말 재미있는 친구’라는 식으로 서로의 개성을 인정하면서, 웃고 즐기다보니 ‘시너지’라는 것이 형성되는 것 같아요. 색깔은 다르지만, 누구하나 미워하거나 모나지 않고 하나의 그림으로 어울리는 ‘신서유기’의 멤버들은 마치 무지개 같아요.”
Q. 멤버들 사이 케미를 높이기 위해 제작진이 특별하게 준비하는 것들이 있나요?
“저희는 일종의 주선자예요. 이 사람과 저 사람이 잘 맞을 거 같으니 한번 맞춰봐라, 연결을 해 주고 끝이에요. 물론 현장에서 조금 더 친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분도 있지만, 친해지게 만들기 위해 억지로 꾸미거나 하는 건 없어요. 멤버들끼리 케미를 만드는 건, 저희들의 몫보다는 멤버들의 힘이 더 큰 것 같아요.(웃음)”
Q. ‘신서유기’ 멤버들끼리 정말 친한가 봐요.
“그냥 친한 남자들 6명이서 MT를 갔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탈선을 하는 사람들은 아니에요. 절반이 유부남이고, 의외로(?) 가정교육을 잘 받고 자란 분들이에요.(웃음) 정말 이들이 놀고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끼고 싶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라니까요. 천둥번개가 치던 날 기상미션을 하면서 멤버들끼리 수다를 떨면서 노는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는데…뭐랄까, 나도 저 사람들의 친구가 돼서 장난치고 놀고 싶다, 혹은 나도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이들의 사이가 정말 부러워요.”
Q. 멤버들의 사이를 보면서 부럽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같은 감정을 특히 느낄 때는 언제이신가요?
“특별한 것을 하지 않아도 함께 있음에 즐거워하고, 딱히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아도 정말 친하고 편한 사이라는 것이 절로 느껴져요. 생각보다 멤버들이 조용히 있을 때가 있는데, 사실 정말 친하지 않으면 조용함이 어색해, 쓸데없이 말을 늘어놓기도 하잖아요. 그런데 멤버들은 그런 것이 하나도 없어요. 어느덧 조용함조차 편해진 것이죠.”
Q. ‘신서유기’에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은 좋지만…현지의 아름다운 풍광이 생각만큼 담기지 못해서 아쉬운 점도 있는 것 같아요.
항상 고민은 그거에요. 밖에서 게임을 하고 싶고, 힘들게 스케줄을 빼서 온 만큼 현지 문화와 곁들어진 것들을 보여주고 싶은데, 사람들이 몰리기에 포기하는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는 거죠. 물론 이 같은 부분에 있어서 시청자들이 너그러이 봐 주셔서 감사하고 고마운 점이 있지만,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방법을 고민하고 간구해야 할 것 같아요. ‘신서유기’ 멤버들 모두 인기가 높기에 사람들이 몰리는 일들이 계속 일어날 것 같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모습을 담는다는 것, 제작진이 노력해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Q. ‘신서유기’가 시즌4로 오면서 중국을 벗어나 베트남으로 갔어요. 조금씩 서쪽으로 가게 된 셈인데…그렇다면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대로 ‘신서유기’의 종착지는 인도가 되는 건가요?
저희는 공식적으로 ‘신서유기’의 엔딩이 인도라고 말한 적은 없어요. 조금 와전이 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엔딩이 인도라는 이야기를 듣고 상처를 받은 인도 팬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인도는 그냥 표상적인, 막연한 엔딩점일 뿐이고, 어디까지나 ‘막연함’이기에 끝이 아님에도 얼마든지 인도로 여행을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서 언급했듯이 저희는 큰 계획이나 그림을 그리고 움직이는 그런 팀이 못 돼요. 지금 베트남을 갔다 왔는데, 다음시즌에 당장 인도를 갈 수도 있는 것이고, 아니면 제 3의 나라를 갈 수도 있어요. 그냥 ‘신서유기’는 유동적인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신서유기 2.5’를 했던 것처럼 뭐든 할 수 있는 포맷을 만들 수 있거든요.
Q. 그렇다면 인도를 넘어 더 서쪽으로 갈 수도 있다는 이야기인가요?
‘서유기’는 서쪽으로 여행하는 이들의 이야기잖아요, 여행을 떠날 나라는, 계속해서 서쪽으로 움직이다보면 언젠가 미국으로도 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웃음) 스스로가 얽매이고 싶지 않고, 정해진 것도 없어요. 그렇게 되면 시청자들도 ‘뻔하다’고 말씀 하실 수밖에 없고요. ‘신서유기’는 조금 더 열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해요. 그래서 ‘신서유기인데 왜 저러지?’가 아닌‘ 신서유기니 그럴 수 있어’라는 말이 나올 수 있었으면 해요, 저는.
Q. 여행지에 대한 제한이 없다면…더 다양한 이야기를 기대해 봐도 될까요?
더 많은 시즌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시즌3까지 중국여행을 하다 보니 ‘신서유기’는 중국만을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생기게 된 것 같은데, 그렇게 무엇인가 규정이 정해져버리면 포맷에 대한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서유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지만, ‘신서유기’는 ‘서유기’가 아니에요. 원래 ‘서유기’에 등장하는 중심인물은 삼장법사에,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이렇게 4명인데, 저희는 지금 멤버가 6명이잖아요.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아서, 내부에서 캐릭터를 더 늘이자고 결정한 거예요.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차용했지만, 원작에서 우마왕도 있고, 삼장법사가 타고 다니는 말도 있잖아요. 언젠가 ‘신서유기’에서 차용될 수도 있는 캐릭터라는 뜻이죠. 저희는 모든 것에 대해 유연한 생각을 가지고 싶어요.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