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文대통령 탈원전 공언했는데... 공론화위, 공사 재개 결론 가능할까

진통 끝 출범 불구 시작부터 인사 편중

공론화위 "공정성·투명성 담보" 천명

정부, 시민배심원단 결정 따르겠다지만

野 등 "가이드라인 이미 나와" 거센 비판

이낙연(오른쪽)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장에 선정된 김지형 전 대법관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이호재기자이낙연(오른쪽) 국무총리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장에 선정된 김지형 전 대법관에게 위촉장을 전달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신고리 5·6호기 건설 영구 중단을 위한 공론화위원회가 진통 끝에 출범했지만 시작부터 인사 편중 논란에 휩싸였다. 정부는 “결론은 열려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통해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만큼 공론화위가 중립적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24일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한 신고리 5·6호기 영구 건설 중단 공론화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첫 회의를 열고 공론화 관리 기본원칙 등에 대해 논의한 뒤 향후 운영계획과 운영세칙한 등 2건을 심의·의결했다. 여론조사와 갈등 조정 역할을 맡은 공론화위는 3개월간 활동한다. 이를 바탕으로 공론화위가 구성할 시민배심원단이 10월께 신고리 5·6호기의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

그동안 공론화위의 위원 구성에는 많은 관심이 쏠렸다. 공론화위가 신고리 5·6호기의 영구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시민배심원단 구성 등 공론화 과정 전체를 관리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놓고 찬반 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만큼 공론화위의 공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공론화위가 출범과 함께 향후 공론화 과정을 투명하게, 그리고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고 천명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지형 위원장은 이날 회의가 끝난 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회적 논의 과정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것이 위원회에 맡겨진 임무”라며 “위원회는 절차적 정의를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이희진 공론화위 공동대변인(한국갈등해결센터 사무총장)은 “공론화 과정이 투명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모든 회의 이후에는 대변인 브리핑을 실시하고 회의는 회의록을 작성해 홈페이지를 통해 신속히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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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공론화위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연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시민배심원단에서 결정하면 어떤 결정도 따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야당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국민의당은 정부가 공론화위에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공론화위원회에 대해 “전문성도, 법적 근거도, 사회를 대변할 대표성도 없는 구성원들로 이뤄져 있다”며 “어제(23일) 문재인 대통령은 탈원전 의지가 확고하다고 했고 주무 부처인 산업부 장관의 첫 일성 역시 탈원전·탈석탄이었다. 이미 정부의 가이드라인은 제시됐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월성 1호기도 (가동) 중단될 수 있다”며 탈원전 정책에 힘을 더욱 싣고 있다.

바른정당도 공론화위의 독립성 확보를 당부했다. 이종철 대변인은 논평에서 “기왕에 공론화위가 출발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독립성”이라며 “위원회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적 활동이 보장돼야 하며 그럴 때 진정 취지와 의미를 살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도 목소리를 보탰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위원회는 통상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는 조직인데 여기서 국가적 중대 사안을 가볍게 다룰 우려가 있다”면서 “전문가들이 배제된 상황에서 제대로 결정이 나올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맹준호기자·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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