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글로벌 항공업계 조인트 벤처 붐인데...

韓 항공 경쟁력 9년 뒤처져

대한항공-델타 조인트벤처로

인천공항 동북아허브 도약 기대

글로벌 항공업계에 ‘조인트 벤처’ 붐이 일고 있다. 동맹체(얼라이언스) 수준의 협업으로는 갈수록 깐깐해지는 고객의 입맛을 맞추기 힘들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각국이 조인트 벤처를 통해 항공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지만. 한국만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업체들은 태평양·대서양·대양주 등 전 세계 노선에서 19개 이상의 조인트 벤처를 운영 중이다. 조인트 벤처는 서로 다른 2개 회사가 특정 노선에서 한 회사처럼 공동으로 영업하고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는 최고 단계의 항공 협력 체계다. 조인트 벤처를 운영하면 주력 노선이 다른 항공사끼리 노선을 공유하고 스케줄이 다양화돼 운항편을 늘릴 수 있다. 또 환승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일원화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 혜택을 확대할 수 있다. 자연스레 항공 수요가 몰리고 이에 따라 항공 업체의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글로벌 항공업계는 2000년대 후반부터 조인트 벤처 설립에 적극 나섰다. 2009년 에어캐나다-루프트한자-유나이티드 항공이 대표적이다. 해당 항공사들은 9년 가까이 협업하며 미주~유럽 노선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JAL은 2011년부터 아메리칸 에어와 태평양 노선에서 조인트 벤처를 운영했다. 나리타 공항이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발돋움하는데도 기여했다. 중국 주요 항공사도 최근 적극 조인트 벤처를 만들고 있다. 에어차이나는 루프트한자와 올해 중국~유럽 노선에서 협업을 시작했다. 에어차이나는 또 에어캐나다와도 교류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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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업계 1위인 대한항공이 미국 최대 항공사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에서 조인트 벤처를 진행 중이다. 선진국 주요 항공사와 비교하면 9년 정도 뒤처졌다. 업계에서는 조인트 벤처가 전 세계적 흐름인 만큼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조인트 벤처 시행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미국 교통부가 불허한 사례는 지난해 11월 콴타스항공과 아메리칸항공의 조인트 벤처 1건뿐이었다. 특히 양사가 반독점 면제(ATI) 권한을 보유하고 있어 독과점 문제를 피해갈 수 있는 점도 호재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조인트 벤처 시행이 인천공항을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육성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태평양 노선 수요가 늘고 중국과 일본 사이 지정학적 장점으로 환승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보다 시작은 늦었지만 조인트 벤처를 통해 국내 항공 경쟁력 강화의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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