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과 종교차별을 피해 한국을 찾은 미얀마 난민 네 가족 23명이 25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들은 ‘재정착 난민제도’를 통해 국내에 입국한 난민이다. 내달 초 7명으로 구성된 미얀마 난민 한 가족이 추가 입국할 예정이다.
재정착 난민제도란 해외 난민캠프에서 한국행을 희망하는 난민을 유엔난민기구(UNHCR) 추천을 받아 심사 후 수용하는 제도다. 1950년대부터 UNHCR이 추진해왔으며 미국, 호주 등 37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3년 7월 시행된 난민법에 근거 규정을 마련한 데 이어 2015년 외국인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3년간 90명 이내에서 난민을 시범 수용하기로 했다. 2015년 1기(22명), 지난해 2기(34명)에 이어 이번에 마지막으로 태국 난민캠프에서 생활하던 30명의 가족이 입국하는 것이다.
종교적 이유로 14살 때 미얀마를 떠난 아따피 씨는 “아내와 네 가족 모두가 드라마 등을 통해 한국을 잘 알고 있고, 자녀들이 한국에서 자동차 정비와 축구선수,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으로 자라고 싶다는 꿈을 품고 있다”고 법무부는 전했다. 인종차별로 미얀마를 떠난 미레이 씨는 “아내와 다섯 자녀가 거의 교육을 받지 못해 희망이 없었다”며 “자녀들을 열심히 공부시켜 재정착 기회를 준 한국사회에 보답하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고 밝혔다.
이들은 입국 후 난민 인정자 지위를 받고 국내에서 거주자격(F-2) 비자로 체류한다. 입국과 동시에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에 6개월간 머물며 한국어, 한국문화, 취업 교육 등 기초 적응교육을 받은 뒤 지역사회에 정착하게 된다. 법무부는 향후 3년간 시범사업 성과와 한계를 분석해 인권과 국익이 조화되는 방향으로 중장기 재정착난민 수용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