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신문이 기업은행 산하 IBK경제연구소와 공동으로 여러 통계에 근거해 김자영씨를 소환했다. 김자영씨는 남성이며 나이는 50대다. 종사업종은 한식당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월매출과 월비용은 각각 1,400만원과 1,200만원이며 월수익은 약 198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트렌드를 감안할 때 종사업종에 편의점을 갖다 놓아도 무방하다. 한 가지 더. 김씨가 창업 후 3년 안에 폐업할 확률은 70%다.
자영업을 풀어쓰면 ‘스스로 영위하는 업’이다. 모든 영리행위를 업으로 봤을 때 자영업이 다른 직업과 다른 점은 ‘스스로’ 한다는 것이다.
반면 국내 자영업 시장의 특징을 세 가지로 압축하면 △비자발적 △의존형 △졸속창업이다. 뒤집어보면 자영업은 ‘자발적(自發的)’으로 창업에 나서고 외부조력 없이도 ‘자립(自立)하며’ 이를 위해 ‘스스로 학습(自習)’하는 형태여야 한다.
국내 자영업 시장에는, 또 우리의 김자영씨에게는 이 ‘3자(自)’가 빠져 있다. ‘3자’가 생략된 자영업 시장에서 10명의 자영업자 중 7명이 3년 안에 폐업한다는 결과는 어쩌면 시장의 자연스러운 구조조정 결과일지 모른다.
실제로 중소기업청이 2008~2014년 창업한 6,020개 기업을 표본으로 한 조사에서 68.2%가 ‘창업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창업교육을 경험한 경우는 17.6%로 10명 중 8명은 특별한 교육 없이 창업시장에 진출했다.
자영업 위기의 처방으로 첫손에 꼽히는 것이 이 시장으로의 유입인력을 줄이는 것이다. 정부는 여기에 초점을 맞췄지만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당장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사회구조적 접근과 별개로 자영업자 스스로 생존율을 높이는 내적 접근도 시급하다. 살아남은 자영업자 30%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본지는 창간 57주년을 맞아 ‘자영업 롱런시대, 이제는 상인정신이다’ 시리즈를 연재한다. 1부에서는 자영업 위기의 원인을 추적하고 2부에서는 위기의 자영업 시장에서 자영업자로서의 근본에 충실하며 생존을 이어가는 자영업자들의 DNA를 탐색해본다.
/박해욱·임진혁기자 spook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