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中, 남중국해 공동개발하자는 필리핀에 “공감한다”

왕이, 두테르테 견해에 긍정적 반응

30여년 전부터 논의됐지만 진척은 없어

논의 탄력 받아도 주도권 싸움 번질 수도

왕이(왼쪽) 중국 외교부장이 25일 알란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의 안내를 받고 있다. /마닐라=AP연합뉴스왕이(왼쪽) 중국 외교부장이 25일 알란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의 안내를 받고 있다. /마닐라=AP연합뉴스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해역의 석유, 가스 등 천연자원을 함께 개발하자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구상에 공감을 표시했다.


필리핀을 방문 중인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5일 알란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남중국해 공동개발은 정치적 지혜가 충만한 것”이라며 “어떤 국가라도 분쟁해역을 독자적으로 탐사하면 긴장을 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남중국해 석유 탐사를 위해 중국과 협력할 수 있으며 합작투자 형태로 공동탐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약 30년 전 중국의 최고지도자 덩샤오핑이 당시 코라손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에게 남중국해 공동개발을 제안한 것을 상기하며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왕 부장은 “덩샤오핑의 31년 전 제안으로 구체화한 선의가 결실을 보고 두 나라 국민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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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예타노 장관은 “두 나라 국민이 천연자원의 이득을 보는 방법을 찾기를 기원한다”고 강조하면서도 “양국의 공동탐사 논의가 1986년 시작됐지만 진척되지 못했다”며 한계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남중국해는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이 대량 매장돼 있고 연간 해상물동량이 5조달러(약 5,580조원)에 이르는 전략적 해상 요충지다. 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 공동개발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진통도 예상된다. 예를 들면 안토니오 카르피오 필리핀 대법관은 중국과의 남중국해 공동개발은 필리핀의 주권을 양보하는 것으로 헌법 위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필리핀은 지난해 7월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국제상설중재판소(PCA)의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에 해당 판결을 이행하라고 강요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남중국해 자원 공유를 추진하는 데 필리핀 내 반발도 강해 개발 주도권을 둘러싸고 양국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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