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발언대] 고령사회는 기회다

김광석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한국은 오는 2018년 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65세 이상의 고령층이 전체 인구의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aging society), 14% 이상이면 고령사회(aged society)로 분류한다. 한국의 고령층 비중은 2017년 13.8%에서 2018년 14.2%로 상승해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분류가 바뀌게 되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의 고령화 진행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다. 지난 2000년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한국은 18년 만에 고령사회에 진입한다. 미국·일본·독일이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데 각각 73년, 24년, 40년이 소요된 것을 보면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실감할 수 있다. 낯선 문제를 풀어야 하는 시험장에서 시간도 부족하고 연습지도 주어지지 않았다. 구조조정·고용불안·가계부채·보호무역조치·환율절상압력 등 다급하게 풀어야 할 문제들이 산재해 있어 길게 두고 고민해야 할 고령화 문제에 집중할 여지도 없다.

관련기사



2010년대 들어 사회 각층에서는 고령화 문제와 대응책에 관한 논의가 넘쳐났다. 물론 노년부양부담이 확대되고 노인빈곤율이 심화하며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위협요인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고령사회가 주는 기회에 대해 논의해보는 시간은 부재했던 것 같다.

고령사회가 주는 문제점들에 집중해온 것은 ‘노년층은 일을 할 수 없거나 노년층은 빈곤하다’는 잘못된 전제가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전제가 잘못되면 유추된 결과물도 잘못되기 마련이다. 미래의 노년층은 과거의 노년층과 다르다. 이를 설명해주는 용어가 액티브시니어(active senior)다. 과거 노년층이 일할 여력이 없거나 빈곤 수준이 높은 것으로 묘사된 반면 액티브시니어는 높은 자산과 소비여력을 가지고 스포츠나 문화를 즐기며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준비된 기업에는 기회가, 그렇지 않은 기업에는 위기가 올 수 있다. 액티브시니어가 주로 향유하는 문화오락서비스나 플랫폼 개발이 필요할 수 있다. 핵심 소비주체로 등장할 액티브시니어에게 맞춤화된 제품 카테고리를 개발하고 시니어 친화적 쇼핑환경을 조성하는 등의 전략도 요구된다.

이태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