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생산·취업 내리막...녹슬어가는 호남벨트

군산조선소 중단·사드보복에

1분기 제조업생산 0.3% 감소

5월 취업자수도 2개월째 '-'

"구조조정 출구가 안보인다"



구조조정의 후폭풍 등 연이은 악재가 호남권을 덮치고 있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일시 가동 중단되며 대량실직이 일어난 데 이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관련된 중국의 무역보복으로 자동차 수출이 줄면서 제조업 생산이 하락하고 취업자 수는 곤두박질쳤다. 경제가 빠르게 가라앉자 압도적 지지로 현 정권의 창출을 도왔던 지역 민심이 싸늘해지며 연일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마땅한 대책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세계 산업의 부침과 중국과의 문제 등 호남지역 (구조조정은)은 우리 정부의 역량을 뛰어넘은 문제”라며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호남권의 암담함은 경제지표로도 나타난다.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4분기 호남권의 제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 감소했다. 호남권의 제조업생산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5년 1·4분기(-0.4%) 이후 2년 만이다. 광역권 가운데 경제지표가 홀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수도권의 1·4분기 제조업생산 증가율은 5.1%, 충청권은 12.6% 뛰었고, 심지어 한진해운과 대우조선해양 등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었던 동남권도 제조업생산 증가율이 지난해 3·4분기 -6.6%에서 올 1·4분기 -2.1%로 개선되고 있는 실정이다. 수출 역시 수도권과 충청권·동남권은 15~39% 증가했지만 호남권은 수출 증가율이 2월 12%대에서 4월 1%대까지 추락했다. 5월 호남권의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1만명이 줄어 2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취업자 수가 늘고 있는 수도권(5월·18만4,000명)과 동남권(7만4,000명), 충청권(5만6,000명)과 비교하면 호남권은 나 홀로 불황이다.


호남권 경기가 가라앉은 데는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과 한국GM 군산공장의 가동률 저하, 중국의 무역보복에 따른 자동차 수출 감소 등 복합적 원인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 지연, 한국GM의 국내시장 철수설도 다시 등장하면서 호남벨트의 회복은 요원하다는 게 정부 안팎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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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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