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제약사 '복합신약' 출시 경쟁 뜨겁다

"신약개발 보다 비용·시간 줄이고 효능·복용 편의성 높여 새 수익원으로"

기존 신약에 새 성분 추가해

제약사-환자 윈윈...승부처 부상

한미약품 '아모잘탄 3종' 출시

보령제약은 '카나브플러스' 선봬

종근당도 '듀비메트'로 출사표



기존 신약에 새로운 성분을 추가한 복합신약이 바이오제약 업계의 차세대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 완전히 새롭게 신약을 개발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면서 치료 효능과 복용 편의성이 뛰어난 복합신약이 앞으로 신약 개발의 새로운 격전지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128940)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복합신약 ‘아모잘탄플러스’와 ‘아모잘탄큐’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 이들 제품은 한미약품이 지난 2009년 고혈압 치료성분 2제를 묶어 출시한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에 다시 새 약제를 추가한 3제 복합신약이다. 국내 제약사가 3제 고혈압 치료제 복합신약를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복합신약 아모잘탄플러스는 고혈압 치료제에 이뇨제 성분을 더해 효능을 높였다. 기존 고혈압 환자들이 이뇨제를 별도로 복용하는 것에 착안해 개발됐다. 임상시험에서 고혈압 환자의 혈압을 낮추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해주는 효능을 입증했다. 반면 아모잘탄큐는 고지혈증 성분을 더해 하루 한 번 복용으로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 지난달 유럽 고혈압학회에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돼 차세대 고혈압 치료제로 주목받았다.

한미약품은 아모잘탄 시리즈 3종으로 연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출시한 아모잘탄이 지난해 67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고혈압 치료제 전문 브랜드로 아모잘탄 시리즈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종근당(185750)도 지난해 당뇨병 치료제 신약 ‘듀비에’의 약효를 강화한 ‘듀비메트’를 출시하고 복합신약 공략에 포문을 열었다. 듀비에는 종근당이 2013년 국산 신약 20호로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로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됐다. 그러나 초기 당뇨병 환자들이 별도의 약을 추가로 복용한다는 점을 겨냥해 2종의 성분을 조합한 복합신약을 새로 개발했다. 또 듀비메트의 제형을 서서히 인체에 흡수되는 서방정으로 변경했다. 복용 방법이 서로 다른 두 약물의 특성을 새 제형 기술로 극복하고 약제 크기도 줄여 복용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올해 2월 ‘대한민국 신약 개발상’에서 ‘기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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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003850)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도 복합신약으로의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2010년 국산 신약 15호로 허가를 받고 출시 첫해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 후 지난해는 약 500억원어치가 팔린 국산 신약의 대표 주자다. 보령제약은 2015년 이뇨제 성분을 더한 복합신약 ‘카나브 플러스’를 출시한 데 이어 카나브를 기반으로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3제 복합신약도 개발 중이다.

이처럼 주요 제약사들이 복합신약에 관심을 두는 것은 신약을 완전히 새롭게 개발하는 것보다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신약에 못지않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독자 개발한 신약을 개량하는 것이어서 기술적 진입장벽이 낮고 치료 효능과 복용 편의성까지 개선할 수 있어 제약사나 환자 모두에게 ‘윈윈’인 셈이다. 환자들은 복용해야 하는 약 숫자가 줄어드는 만큼 만족도가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복제약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자사가 개발한 신약을 개량하는 복합신약 시장이 차세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당뇨병과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에 이어 발기부전·천식·비염 등으로 복합신약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복합신약은 기존 신약을 개선한 개량 신약으로 분류하는데 크게 약품의 화학구조 일부를 바꾸는 ‘염 변경’과 캡슐·정제·과립·서방정 등으로 약의 형태를 바꾸는 ‘제형 변경’, 새로운 성분을 추가해 약효를 강화하는 복합제로 나뉜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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