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학생 75명 성추행한 몹쓸 선생님들…알고보니 교내 안전 담당

警, 여학생들 추행한 고교 교사 2명 구속영장

남학생 3명도 포함…학교 '쉬쉬했는지'도 조사

경찰이 경기도 여주시에서 무려 75명의 남·여 학생을 성추행한 고등학교 교사 2명을 적발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가해자 중 한 명은 학생 인권보호 담당 부장교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여주경찰서는 A 학교 전교생을 상대로 전수조사에 나선 결과 이런 내용을 확인하고 전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등 혐의로 여주시에 있는 A고등학교 교사 김모(52)씨와 한모(42)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 학생은 여학생 72명, 남학생 3명이다. 김씨로부터 피해를 당했다고 답한 학생은 34명, 한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한 학생은 55명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14명은 두 교사로부터 동시에 피해를 봤다.


전교생이 455명인 A 학교는 여학생이 210명이다. 전체 여학생의 34%, 3명 중 1명꼴인 72명이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성추행 피해를 호소한 남학생 3명은 김씨가 자신들에게 안마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 학교 학생부장이자 2·3학년 학생들의 체육 교사로 근무하던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여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체육수업 도중 여학생들에게 안마해달라며 자신의 엉덩이 부분을 만지게 하고, 자신도 여학생들의 신체 부위를 만지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씨는 2015년 3월부터 최근까지 3학년 담임교사로 재직하면서 학교 내에서 마주치는 여학생들에게 다가가 친근감을 표시하며 엉덩이 등을 상습적으로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학교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성추행한다”는 신고를 받고 추가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3차례에 걸쳐 이 학교 1∼3학년 전교생 45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를 접수한 직후 피해 학생 수를 3∼4명으로 추정했으나, 전수조사 결과 피해 학생 수가 늘었고 대부분 비슷한 수법으로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확인됐다”라며 “일부는 가해 교사를 지칭하며 ‘기분이 나쁘다.’, ‘영원히 안 봤으면 좋겠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26일 경기도교육청과 여주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3월 이 학교 체육 교사로 부임했다. 그는 특히 부임하자마자 학교폭력 및 안전사고 예방 업무를 담당하는 안전생활부에 소속돼 학생들을 지도해왔고 올해 3월부터는 관련 업무를 기획하고 총괄 운영하는 ‘부장’ 직책을 달았다. 안전생활부장은 학생들에 대한 성폭력 고충 상담이나 예방 교육도 담당한다.

김씨는 경찰에서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학생들이 그랬다고 하니 잘못한 것 같다”며 일부 혐의를 인정했지만, 한씨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또 학교가 성추행 사실을 알고도 미흡하게 대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한 학생은 전수조사 과정에서 “(김씨와 한씨 가운데 한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해 담임선생님에게 알렸지만, 학교에 보고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현행법은 교사가 제자로부터 성 관련 피해 사실을 알게 되면 즉시 학교장에게 보고해야 하며, 학교장은 경찰에 고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A학교에서 발생한 성추행 등 폭력사안에 대해 학교가 미흡하게 대처한 부분이 있는지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주=윤종열기자yjyun@sedaily.com

여주=윤종열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