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英 희소병 아기 찰리, 호스피스 시설서 삶 마감한다

영국 희소병 환아 찰리 가드의 부모인 크리스 가드(가운데)와 코니 예이츠(오른쪽 첫번째)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런던=AP연합뉴스영국 희소병 환아 찰리 가드의 부모인 크리스 가드(가운데)와 코니 예이츠(오른쪽 첫번째)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런던=AP연합뉴스




희소병을 안고 태어난 지 열 달 만에 연명치료 중단 판결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영국 아기 찰리 가드가 호스피스 시설에서 삶을 마감한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의 부모가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이면서 찰리가 집이 아닌 호스피스 시설에서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게 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8월 태어나 첫돌을 앞둔 찰리는 세계에서 16명만 앓는 희소병 미토콘드리아결핍증후군(MDS) 진단을 받고 런던의 그레이트 오몬드 스트리트 병원(GOSH)에서 연명치료를 받아왔다.


병원은 찰리의 뇌 손상이 회복 불가능하다며 연명치료 중단을 권유했으나 부모는 미국 병원에서 실험적 치료를 시도하겠다며 거부했고, 병원은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영국 법원과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찰리의 고통을 연장할 수 없다며 연명치료 중단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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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치료를 위해 지난주 찰리를 진단한 미국 컬럼비아대 병원 신경과 전문의 미치오 히라노 교수가 실험치료도 너무 늦었다는 결론을 내렸고 찰리의 부모는 연명치료 포기를 결정했다.

부모는 “마지막 소원”이라며 찰리를 집으로 데려가 마지막 나날을 함께 보내고 싶다고 호소했지만 병원 측에서는 치료상의 어려움을 들어 호스피스 시설로 보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병원은 찰리가 인공호흡기 등 생명유지장치와 24시간 집중치료를 맡을 전문 의료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모는 찰리가 호스피스 시설에서 일주일 정도 여유를 갖고 마지막 시간을 보내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병원 측은 이를 위해서도 전문 의료진이 필요하다며 찰리가 호스피스 시설로 옮겨진 이후 몇 시간 내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니컬러스 프랜시스 판사는 찰리를 호스피스로 옮기라고 하면서 27일 정오까지 부모와 병원 측이 대체 방안에 대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면 찰리를 호스피스 시설로 옮긴 직후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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