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카카오뱅크에 제동걸린 은행株 증권가 "수혜주 찾아라"

코나아이, NHN한국사이버결제 등 핀테크 업체 주목

대주주 한국금융-카카오 디지털금융 사업 확대할 듯

"수신 부분서만 제한적 경쟁 시중은행이 여전히 우위"

2825A20 카카오 연도별 실적


국내 2호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출범하자 은행주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카카오뱅크가 낮은 예금금리와 송금 수수료 등으로 출범 초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중은행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관련주들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27일 우리은행(000030)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1.53% 내린 1만9,250원에 거래를 마치며 닷새 만에 하락 전환했다. KB금융(105560)(-0.67%), 한국금융지주(071050)(-0.54%), 신한지주(055550)(-0.38%), 하나금융지주(086790)(-0.19%) 등도 일제히 약세로 장을 마감했다. 실적개선에 힘입어 가파르게 상승하던 은행주의 독주를 막은 것은 이날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뱅크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무기로 케이뱅크 이상으로 여수신 잔액 증가 속도가 빠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날 카카오뱅크는 출범 12시간 만에 18만7,000개의 계좌가 개설돼 지난해 1년 간 시중은행이 비대면으로 개설한 계좌 수(15만5,000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또 사흘 만에 10만 계좌를 돌파한 케이뱅크 대비로도 훨씬 빠르게 고객을 모았다. 이에 카카오의 주가도 전일 대비 3.79% 오른 10만9,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사흘 만에 상승 전환했다. 카카오뱅크의 흥행 조짐에 관련주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카카오뱅크에 체크카드를 공급하는 코나아이(052400)는 전일 대비 6.16% 급등했고 신용평가회사인 고려신용정보(049720)(1.16%)와 NICE평가정보(030190)(0.67%) 등도 오름세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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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증권사들은 카카오뱅크의 출범으로 수혜주 찾기에도 분주한 모습이다. 우선적으로는 핀테크 업종이 수혜주로 떠올랐다. 이날 코나아이를 비롯해 NHN한국사이버결제(1.6%), KG모빌리언스(0.54%)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NHN한국사이버결제는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대금을 지불하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가 흥행하면서 간편 결제 시장이 커질 경우 성장세에 탄력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높은 예금금리, 낮은 송금수수료, 낮은 대출금리 등으로 출점 초반 뜨거운 반응을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관련주들에 단기적으로 강한 심리적 주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은행주들의 전반적인 약세 속에서도 카카오뱅크의 대주주로 참여한 금융사들의 주가는 중장기적으로 카카오뱅크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금융지주·카카오·KB금융 등 카카오뱅크 주주 5개사의 주가는 지난 3거래일(19~21일)간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58%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 한국금융지주를 비롯해 9개 기업이 주주사로 참여했다. 카카오뱅크 지분 4%를 보유한 넷마블게임즈 주가와 2% 지분을 보유한 예스24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 우정사업본부·SGI서울보증·이베이·스카이블루럭셔리인베스트먼트(텐센트) 등도 투자기업이다. 전문가들은 9개 주주사가 정보기술(IT)과 금융에서 카카오와 어떤 협업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실제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디지털 금융 진출을 위해 일찌감치 카카오를 파트너로 두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네이버 모델에 이어 한국금융-카카오의 사업모델이 곧 출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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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은행주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저금리 대출 시장을 겨냥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은행은 중금리 대출 시장을 목표로 설립됐다”며 “개인 고객의 예금을 유치하는 수신 시장에서만 부분적인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연구원도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들의 영업행태에 변화를 몰고 오는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면서도 “시중은행들이 인터넷은행 대비 인프라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우위에 있어 여전히 은행업종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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