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큰 한국 피겨의 간판 최다빈(17·수리고)과 차준환(16·휘문고)을 만날 시간이다.
여자 싱글의 최다빈과 남자 싱글의 차준환은 29~30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파견선수 1차 선발전(KB금융 피겨 코리아챌린지)에 나선다. 이 대회에 이어 오는 12월, 내년 1월의 2·3차 선발전까지의 결과로 평창 올림픽 국가대표가 결정된다. 나란히 최고의 시즌을 마치고 새 시즌에 돌입하는 최다빈과 차준환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올림픽 출전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둘은 그에 대한 얘기는 아꼈지만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감추지 않았다.
◇‘제2의 김연아’ 별명 얻은 최다빈, 최악 상황 이겨낼까=지난 2월 삿포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피겨 최초로 금메달을 따낸 최다빈. 그는 3월 세계선수권에서 10위를 차지하면서 한국에 올림픽 여자 싱글 출전권 2장도 선사했다. 이제는 자신이 따낸 출전권을 국내 선발전을 통해 지켜내야 하는 입장이다. 박소연(단국대), 김나현(과천고)과 2장의 평창행 티켓을 다툰다. 세계랭킹(18위)과 공인 최고점(191.11점) 모두 최다빈이 셋 중 가장 높다.
변수는 부츠다. 최다빈은 27일 “부츠 상태가 안 좋아 이번 대회 준비를 2주가량밖에 못 했다. 훈련이 부족해 체력문제가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새로 주문한 부츠가 발에 잘 맞지 않아 말썽을 겪고 있는 것. 6월에는 지병을 앓던 어머니가 4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는 시련도 경험했다. 이제 막 꿈을 펼친 열일곱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큰일을 겪은 최다빈은 이번 대회가 홀로서기의 첫 무대인 셈이다. 최다빈은 “선수로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잘 이겨내려고 하고 있다.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쿼드러플 3회로 승부수=2016-2017시즌 차준환은 주니어 선수 신분이었다.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2회 연속 우승과 한국 남자피겨 최초의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동메달로 마지막 주니어 시즌을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올림픽이 있는 2017-2018시즌이 차준환에게는 시니어 데뷔 시즌이다. 3월 5위에 오른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남자 공인 최고점(242.45점)을 찍은 그는 이후 캐나다에서 시니어 데뷔를 준비해왔다. 김연아의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을 함께했던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이 차준환을 돕고 있다. 새 프로그램으로 캐나다 토론토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온 차준환은 27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도 실전에 가까운 연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수차례 넘어졌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며 점프 완성도를 가다듬었다.
차준환의 승부수는 쇼트프로그램에 1회, 프리스케이팅에 3회 시도할 쿼드러플(4회전 점프)이다. 주니어 시절에는 쇼트프로그램에 쿼드러플을 넣을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프리스케이팅 때만 두 차례 쿼드러플을 시도했다. 두 배로 늘린 4회전 점프를 모두 ‘클린’으로 해낸다면 평창 올림픽 톱5 목표도 무리가 아니라는 평가다. 현재 점프 성공률은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 다르다”는 설명.
차준환으로선 물론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게 먼저다. 이번 1차 선발전 1위가 9월27~29일 독일에서 열릴 네벨혼 트로피 대회에 출전하는데 이 대회에 걸린 6장의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국내 2·3차 선발전에서 1위를 지켜야 평창 올림픽 경기장인 강릉 아이스아레나를 밟을 수 있다. 차준환은 김진서(한국체대), 이준형(단국대)과 3대1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차준환은 “올 시즌은 예년보다 시즌을 일찍 시작해 시즌 중반 이후에 몸 상태가 더 좋아질 것”이라며 “비시즌 기간 체력훈련에 매진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