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한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를 빌미로 한국을 겨냥해 벌이고 있는 경제보복과 관련해 문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얘기를 나누었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저희가 전기차용 배터리를 제조하는데 (중국 정부가) 아예 일본 업체 것은 오케이, 한국 것은 안된다고 명문화 비슷하게 만들어놓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자동차보조금 지급 대상 차량 목록을 발표하면서 한국산 배터리 탑재자동차 모델을 제외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LG화학·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현지시장 판매에 직격탄을 맞은 상태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다른 부분은 몰라도 우리가 배터리만큼은 세계적 경쟁력이 있지 않나”라고 묻자 구 부회장은 “중국이 자국 배터리를 키우려고 한국 업체는 못 들어오게 한다. 무슨 모델은 안된다고 한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손경식 CJ 회장도 구 부회장 지원 사격에 나섰다. 손 회장은 “베트남도 그런 압력이 있는 모양이더라. 중국과 사이가 안 좋으니까 베트남 수입은 막는다고 한다. 중국이 머리를 써서 그렇게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에 문 대통령이 “이 문제 해결에 다들 사명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한 참석자가 “현재 세계 (배터리 시장) 1~2위는 모두 일본 업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그동안 차세대 자동차를 개발하면서 수소차 쪽에 비중을 뒀다”며 “전기차를 하면서 그 부분(배터리)에 집중하면 금방 따라잡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배터리는 LG·삼성이 만들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양음극재는 포스코가 만든다”며 “새로 사업을 시작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야기 도중 “전기차 이야기를 하니 생각이 났다”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미국 전기차인) 테슬라 1호 고객이 아닌가. 직접 타보셨나”라고 물었다. 이에 정 부회장은 “저희가 1호로 매장을 유치했고 잘하려고 애쓰고 있다”며 “직접 타봤는데 한번 충전하면 380㎞를 탈 수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