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에서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ACA) 폐지 법안’ 이 또다시 과반 확보에 실패하며 부결됐다.
28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지 더 힐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상원은 이날 새벽 진행된 전체회의에서 오바마케어의 일부 조항만 제거한 일명 ‘스키니 리필’(skinny repeal·일부 폐기) 법안을 찬성 49표, 반대 51표로 부결 처리했다. 앞서 상원에서는 오바마케어를 전면 개정하는 법안과 대체입법 없이 오바마케어를 우선 폐지하는 법안이 잇따라 부결된 바 있다.
이에 공화당 지도부는 오바마케어의 내용을 상당 부분 유지하되, 개인과 기업의 건강보험 의무가입 조항과 의료도구 과세 조항 등 일부만 제거한 ‘스키니 리필’을 내놓고 통과에 사활을 걸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부결됨으로써 오바마케어 폐지를 강하게 밀어붙인 공화당 지도부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이날 표결에 참여한 상원 공화당 의원 52명 가운데 3명이 ‘스키니 리필’ 법안에 반대했다. 반대표를 행사한 의원 중에는 최근 뇌종양 수술을 받고 요양 중이던 존 매케인(애리조나) 의원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전날 매케인 의원은 당 지도부가 제도 폐지를 위한 토론에는 찬성하지만, 당 지도부가 마련한 스키니 리필 법안에는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 외에도 수전 콜린스(메인) 의원과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 의원이 공화당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한편 미 의회예산국(CBO) 분석에 따르면 ‘스키니 리필’ 법안을 시행하면 내년에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미국인이 지금보다 1,500만 명 늘고, 앞으로 10년간 보험료가 20%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안 부결에 대해 트위터에 “공화당 의원 3명과 민주당 의원 3명은 미국인들을 실망하게 했다. 내가 처음부터 말했듯이 오바마케어가 붕괴하게 놔두고서 거래하자. 지켜보라!”라고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