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美 증시 폭락할 수도" 노벨상 수상자의 경고

'2013 노벨경제학상' 실러 교수

"뉴욕 3대 지수 최고치 과도해

低변동성-高PER 맞물린 지금

폭락 전 폭풍전야일 수도" 주장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블룸버그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 /블룸버그




지난 2000년 닷컴 버블 붕괴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예측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미국 증시의 급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실러 교수는 27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미국 증시를 ‘폭풍 전야의 고요함(the quiet before the storm)’에 비유하면서 “상당한 규모의 시총이 날아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업이익이 늘면서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지금의 시장은 “실적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우존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나스닥 등 뉴욕 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최근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며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아마존·애플·구글 등 대형 정보기술(IT)주의 경우 많게는 연초 대비 50%가량 급등하며 시장을 견인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과거의 닷컴 버블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돼왔다.


실러 교수가 특히 우려하는 것은 시장의 변동성이 지나치게 낮다는 점이다. 그는 “주가지수가 오름세를 이어가는 반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는 역사적 저점까지 떨어졌다”며 “이는 폭락을 예고하는 폭풍 전야의 고요함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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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개발한 ‘실러 주가수익비율(PE) 지수’가 30을 넘겼다는 점을 들며 낮은 변동성이 주가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실러 PE는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10년간의 S&P500지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나타내는 수치로 경기조정주가수익률(CAPE)로도 불린다. 이 지수가 30을 넘긴 것은 1929년 대공황 때와 1997년 중반부터 2001년까지의 닷컴 버블 기간뿐이다.

실러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효과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미국이 다시 위대하게 될 것이라는 대통령의 말이 옳다면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영역에 들어서겠지만 이는 국내 역사상 없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주가가 고평가됐기 때문에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낙폭이 클 것이라는 게 실러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현재보다 주가가 고평가된 때는 1929년과 2000년대밖에 없었다”며 “조정이 시작되면 폭은 매우 클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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