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국민의당 대표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호남계 중진’인 천정배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뿐이다.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친안철수계 당권 주자로는 문병호 전 최고위원이 거론되지만 대선 당시 지도부로서 대선 패배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약점이 있다.
이에 친안철수계 내부에서는 당권에서 밀려나 당 노선 싸움에서도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고 있다. 친안철수계와 호남계는 정치적 노선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친안철수계는 중도보수에 가까운 반면 호남계는 중도진보로 분류된다. 친안철수계는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 된 지금 야당으로서 선명성을 갖기 위해 중도보수 색깔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국민의당 내에서 안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는 “안철수를 두 번 죽이는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차후 지방선거 출마 등 정치 행보를 위해서라도 지금은 조직을 정비하고 내공을 닦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박지원 전 대표 또한 “안 전 대표가 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안 전 대표의 심중은 모르겠지만 (전당대회 출마 요구를) 자연스럽게 잘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등판론은 당 일각에서 불거진 정계은퇴론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측면도 있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천 전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안 전 대표는 우리 당에 매우 소중한 자산이고 지도자”라면서 “우리가 더 이해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