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컨소시엄 NO" 목청 높이는 재건축 조합

한신4·반포주공1·방배5 등

"가치 높여 수익 끌어올리자"

잇따라 공동도급 불가 내걸어

건설사는 "과열경쟁·손실 우려"

갈수록 힘겨루기 치열해질 듯

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 선정 조건으로 ‘컨소시엄 불가’를 제시했다. 한신4지구에 포함된 신반포 8차 전경.  /서울경제DB서울 서초구 잠원동 한신4지구 재건축 조합이 시공사 선정 조건으로 ‘컨소시엄 불가’를 제시했다. 한신4지구에 포함된 신반포 8차 전경. /서울경제DB




최근 시공사 선정에 나선 서울 강남 재건축조합들이 잇따라 입찰 조건으로 ‘컨소시엄(공동도급) 불가’를 제시하고 있다. 재건축 단지의 가치를 높여 사업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다. 반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컨소시엄 구성으로 과열 경쟁에 따른 손실과 미분양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건설사와 조합간의 마찰이 확산될 것으로 우려된다.


3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잠원동의 한신4지구 재건축조합은 지난 28일 공개한 입찰 공고문에서 공동도급 불가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현재 2,898가구인 한신4지구는 재건축사업을 통해 31개 동 3,685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로 지어지게 된다. 입찰 보증금은 500억원, 예정 공사비는 9,354억원이다.

앞서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낸 재건축 조합들 중 사업 규모가 5,388가구에 달하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2,557가구인 방배5구역 조합의 공고문에도 공동도급 불가 조건이 각각 포함돼 있다. 통상 재건축사업 규모가 2,000가구 이상인 조합들은 주요 건설사들의 입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2개 이상 건설사들이 미분양 등 사업 손실 위험을 분담할 수 있도록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 같은 추세가 최근 들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재건축사업 규모가 1,000가구 미만인 조합들 중에서도 서초구의 신반포15차(673가구), 신반포22차(168가구)와 강남구의 일원대우(184가구)가 입찰 조건에서 컨소시엄 참여를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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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컨소시엄 참여를 허용한 곳은 서초구 방배13구역 조합(2,296가구), 신반포13차(346가구), 신반포14차(279가구) 정도다. 송파구에서는 1,878가구 규모의 재건축사업을 추진 중인 미성·크로바 재건축조합이 지난 28일 구청의 사업시행 인가를 받아 시공사 선정에 나서게 되면서 어떤 입찰 조건을 제시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유력 후보로 꼽혔던 GS건설과 현대건설이 입찰 마감을 앞두고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한 마포구 공덕1구역,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 참여를 시도했지만 실패한 서초구 서초신동아 재건축 단지 등의 경험도 시공사 선정을 앞둔 강남 재건축조합들의 입찰 조건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에서는 아파트 공급처가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으로 제한되면서 입지가 우수한 사업장일수록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건설사들은 컨소시엄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탓에 재건축사업 조건을 둘러싼 건설사와 조합 간 힘 겨루기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심 교수는 “반면 주택시장에서는 고급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재건축조합들은 주요 건설사의 고급 브랜드를 사용하고 건설사들 간 경쟁을 통해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컨소시엄 참여를 막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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