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中, 남중국해 아세안 흔들기

比와 자원공동개발 선례 들며

다른 분쟁국에도 공동개발 요구

베트남 등 比 행보에 불편함 토로

왕이(왼쪽)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알란 카에타노 필리핀 외교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마닐라=AFP연합뉴스왕이(왼쪽)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25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알란 카에타노 필리핀 외교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마닐라=AFP연합뉴스




최근 중국이 필리핀과 남중국해 공동 자원개발에 나서기로 합의한 가운데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결속력이 급격히 약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영유권 분쟁국에 교역이라는 ‘미끼’를 주고 공동개발권을 얻는 전략으로 아세안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아세안 일부 회원국들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공동 자원개발 구상과 관련해 “필리핀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중국 편에 선다면 대중국 문제에 있어 아세안의 분열이 심화될 것”이라고 비공식적인 우려를 표명했다. 다음달 7~8일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앞두고 필리핀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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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필리핀과 마찬가지로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은 중국과의 자원 공동개발에 강경한 입장이다. 레 티 투 항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중국이 자국의 남중국해 자원탐사에 반발한 데 대해 “베트남의 남중국해 석유·가스 탐사 활동은 전적으로 주권 행위”라고 항의했다. 베트남은 스페인 에너지 기업에 남중국해 자원탐사를 허용했다가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에 있는 베트남 군사기지를 공격하겠다는 중국의 위협을 받고 한 달여 만에 중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들은 다음주 필리핀에서 열리는 아세아 외교장관회의에서 남중국해 자원 개발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베트남과 필리핀의 입장이 엇갈려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언론은 “남중국해가 외부세력에 휘둘리고 있다”며 “아세안 국가들이 동기부여를 통해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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