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가 여전한 가운데서도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 출발했다.
3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원3전 오른 1,124원4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 28일 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 영향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위험회피 심리가 강하게 맴돌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성능이 개선됐다는 데 전문가들의 평가가 일치하고 있고, 대북 제재도 한층 강경하게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복된 북한 미사일 발사에 어느 정도 ‘학습효과’가 생겼던 과거 금융시장의 반응과 이번은 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불가성’도 금융시장의 불안을 더하고 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약세에도 상승했다. 원화 가치가 달러화 가치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는 의미다. 주말 사이 미국의 2·4분기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에 못 미친 연 2.6%로 발표되자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64% 빠진 93.261로 떨어졌다. 3주 연속 하락세다.
이처럼 글로벌 달러 약세가 지속되다보니 이날 원달러 환율 상승폭도 마냥 커지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유력하다. 엔화나 금 등 다른 안전자산 가격의 상승세가 더 돋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날 원엔 환율(하나은행·9시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6원79전 오른 1,017원42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3주 가까이 1,000원대 초중반을 맴돌았던 원엔 환율은 북한 리스크에 단번에 1,010원대 후반으로 뛰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