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이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활동 영역이 직장-생활-학교-가정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송선미 부연구위원이 낸 ‘스트레스 관리 :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적 함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만5,000여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2008년부터 격년 주기로 시행하는 통계청의 스트레스 조사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스트레스 정도는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지난 2주 동안 각 생활 영역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매우 많이 느낌’, ‘느끼는 편임’, ‘느끼지 않는 편임’, ‘전혀 느끼지 않음’으로 나눠 조사했다.
조사연도를 통틀어 ‘매우 많이 느낌’과 ‘느끼는 편임’의 합산 응답 비율이 가장 높은 영역은 ‘직장’이었다. 2008년 77.8%, 2016년 73.4% 등으로 직장인의 75% 정도가 일터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스트레스는 중년층과 소득이 월 200만원 이상인 그룹에서 심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직장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한 비율은 20대가 73.6%, 30대가 80.9%, 40대 78.7%, 50대 72.4%, 60세 이상 55.0%로 나타났다. 직장에서 성과 압박을 가장 많이 느끼는 30~49세가 특히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이다. 월 가구소득 기준으로는 100만원 미만과 100만~200만원 그룹이 각각 56.8%, 69.9%로 나타났으며, 200만~400만원은 76.2%로 가장 높았다. 사무직 종사자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고 소득도 더 많은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됐다.
결혼상태에 따른 스트레스 비율은 미혼이 75.3%로 가장 컸고, 그다음이 이혼(73.9%), 기혼(73.5%), 사별(56.8%) 순이었다. ‘전반적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의 54.8%였다. 생활 스트레스는 배우자와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 그룹에서 높다. 이혼상태인 응답자는 66.6%가 스트레스를 받았고, 기혼(57.0%), 미혼(51.2%), 사별(44.6%) 순으로 나타났다.
‘가정’에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42.7%였다. 가정 스트레스도 배우자와의 관계에 의해서 큰 영향을 받아 이혼자가 54.8%로 기혼자(46.8%), 미혼자(33.3%)보다 많았다. 가정 스트레스는 가정 내 역할 분담과도 관련이 있어, 여성의 스트레스 비율(49.4%)이 남성 (35.7%)보다 훨씬 높았다.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52.9%였으나 성별과 재학 중인 학교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여학생은 59.1%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으나 남학생은 그보다 적은 47.3%였다. 학교별로는 대학생 이상(58.4%)이 가장 높은 스트레스 응답 비율을 보였다. 고등학생(54.4%), 초·중학생(41.7%) 등 학령이 낮아질수록 스트레스가 덜했다. 이는 학령이 높아질수록 대학입시나 취업 고민으로 스트레스가 커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만성화된 스트레스는 우울, 불안장애, 당뇨, 암 등의 질환을 야기할 수 있고 사회 안녕에도 위협이 된다”며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조직 문화와 사회 제도를 개선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