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차이나 포비아' 벗어나는 배터리 3사

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SDI

中 리스크 큰 대형배터리 대신

ESS 생산 선회 발빠른 대처

LG화학 2분기 영업익 75억

삼성SDI도 흑자로 돌아서

유럽·美 등 판매망 다변화

하반기 이후 전망도 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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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배터리 기업 실적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사드 배치로 한동안 중국의 보복성 조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제는 서서히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을 비롯해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올 2·4분기 배터리 사업 실적이 이전보다 개선됐다. 업계 맏형인 LG화학은 2·4분기 영업이익이 1조6,107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그동안 적자였던 배터리 사업부문이 흑자전환(영업익 75억원)했다. SK이노베이션도 전기차 배터리 소재로 사용되는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사업 호조에 힘입어 정보전자소재사업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3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실적의 63% 수준이다. 삼성SDI 역시 전지사업에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5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1·4분기 673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국내 배터리 3총사는 당초 사드 배치 여파로 당분간 부진에서 벗어나기 힘겨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성적표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 규모는 크지 않지만 ‘중국 리스크’를 극복하고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더이상 나빠질 것도 없는 만큼 배터리 기업의 상황도 바닥을 친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이같은 깜짝 행보에 대해 업계에서는 배터리 기업들이이 변화하는 시장에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전기차용 대형 배터리가 중국 리스크에 발목을 잡혔지만, 업체들이 성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 주목해 생산 제품을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LG화학은 올해 ESS용 전지부문의 매출을 지난해보다 80% 증가한 5,000억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삼성SDI 역시 ESS 생산에 힘쓰면서 중국 시안 공장의 2분기 가동률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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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투자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도 실적 개선의 이유로 꼽힌다. 실례로 LG화학은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던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했다. 올해 2월 중국 난징 공장의 대형배터리 공장을 신축한 데 이어 3월에는 ESS 2호기 증설을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올해 ‘리튬이온 분리막’ 생산설비 2기와 ‘세라믹 코팅 분리막’ 생산설비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시장만 쳐다보지 않고 유럽과 미국 등 판매 지역과 생산 지역을 다변화한 것도 도움이 됐다. 삼성SDI는 지난 5월 헝가리에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완공했으며 LG화학은 지난달부터 폴란드 배터리 공장을 완공한 후 샘플 공급을 시작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연내 유럽 배터리 공장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전기차와 ESS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만큼 국내 기업에게 더 많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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