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년 10명 중 6명 이상은 계층 상승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었다. 한창 꿈이 많을 시기이지만 상당수가 현실의 벽을 높게 느꼈다. 해외에 대한 관심은 커 전 연령층 중 해외여행 비중이 가장 높았다.
통계청의 인구총조사, 2015~2016년 사회조사 등을 보면 2015년 현재 청년(15~29세 기준) 수가 전 연령층 가운데 가장 많았다. 958만4,000명으로 전체 인구 5명 중 1명(19.3%)은 청년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수가 가장 많은 연령층이지만 현실을 비관하는 사람이 많았다. 20대의 63.1%는 ‘계층이동을 할 가능성이 낮다’고 응답했다. 42.2%가 ‘비교적 낮다’고 답했고 20.9%는 ‘매우 낮다’고 했다. 다음 세대에서 계층이동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도 26.6%에 그쳤다.
이는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난과 관계가 깊다. 직장 구하기가 쉽지 않다 보니 현실을 부정적으로 보는 청년이 늘고 있다. 올해 6월 현재 청년(15~29세)의 체감 실업률은 23.4%로 통계가 있는 지난 2015년 이후 6월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청년 4명 중 1명은 본인이 실업자라고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공식 실업률도 지난해 10.68%(국제비교 위한 15~24세 기준)로 미국(10.42%)을 2000년 이후 16년 만에 앞질렀다. 어렵게 구한 첫 직장이라도 월급은 적었다. 5월 현재 청년들의 첫 취업 당시 월급은 100만~150만원 미만이 37.5%로 가장 많았다. 150만~200만원 미만 29.6%, 200만~300만원 미만 13.9%, 50만~100만원 미만 13.4% 등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년들은 직업을 택할 때 1순위로 수입을 봤다. 20대의 32.4%가 직업선택 이유로 수입을 꼽았다. 다음은 안정성(26.5%)이었고 적성·흥미(24.5%), 보람·자아성취(6.4%) 등은 밀렸다. 직종으로는 23.8%(25~29세 기준)가 국가기관 취업을 원했다. 다음은 공기업(22.5%)이며, 대기업이 15.5%로 뒤를 이었다. 반면 벤처기업 1.9%, 중소기업은 2.4%에 그쳤다.
청년들의 생활은 어떨까. 4명 중 1명은 지난 1년간 해외여행 경험이 있었다. 2015년 현재 20대 중 과거 1년간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 사람은 24.6%로 30대(24.6%)와 함께 1위를 차지했다. 40대 20.5%, 50대 21.7%, 60세 이상은 13.6%였다. 주말이나 휴일을 함께 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조사에서는 20대의 절반이 넘는 50.3%가 ‘친구와 함께’라고 답했다. 청년들의 사회친밀도는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았다. ‘갑자기 많은 돈이 필요할 경우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응답자가 20대 중 61.5%로 전 연령층 가운데 10대(13~18세) 다음으로 많았다.
청년들은 각종 사회현상에 가장 개방적이었다. 20대 중 절반을 훌쩍 넘는 65.1%가 ‘남녀가 결혼을 하지 않아도 함께 살 수 있다’고 답했다. 65세 이상에서는 이 비율이 27.7%에 그쳤다. ‘결혼생활은 당사자보다 가족 간의 관계를 우선해야 한다’는 질문에도 20대는 절반이 넘는 54.7%가 반대했다. 가사 분담에 대해서도 20대는 부인이 전담해야 한다는 응답이 1.3%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