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브리핑+백브리핑] '신사·숙녀 대신 여러분으로' 유럽, 性구분 표현 사라진다

앞으로 유럽에서 “신사 숙녀 여러분(ladies and gentlemen)”처럼 남녀의 성을 구분하는 표현을 점점 듣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네덜란드철도(NS)는 오는 12월10일부터 열차에 탑승했거나 철도역에서 대기 중인 승객을 위한 안내방송에서 ‘신사 숙녀 여러분(dame en heren)’ 대신 ‘승객 여러분(beste reizigers)’이라는 성 중립적 표현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네덜란드 수도인 암스테르담시 당국도 연설 및 문서에서 남녀를 구분하는 표현 사용을 자제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영국 런던 지하철 안내방송에서도 ‘신사 숙녀 여러분’이라는 말이 사라지고 ‘여러분 안녕하세요(hello, everyone)’이라는 표현이 사용될 예정이다.



[백브리핑]性 중립적 표현으로 바꾸는 이유

성전환자 등 성소수자들 늘어나

다양성 존중하고 편견 확대 차단




이처럼 유럽 일부 국가들이 남녀를 명시적으로 나타내는 표현의 사용을 피하는 것은 성 소수자에 대한 다양성 존중 취지에 따른 것이다. 남녀구분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성전환자나 동성애자 등을 사회적으로 배제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이러한 표현에 대한 사회적 반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아울러 성 중립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성전환자에 대한 편견 확대를 막는 데 도움을 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민단체 트레인보의 마르코 알테나 대변인은 “성전환자가 더욱 많아지는 상황에서 이런 변화는 매우 상징적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에 반발하는 기류도 있다. 네덜란드 의회의 제2당인 자유당(PVV)을 이끄는 극우정치인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는 NS의 결정을 “미친 짓”이라고 폄하하며 “성 중립적 표현 대신 열차가 제 시간에 들어오게 하는 데나 신경을 쓰라”고 지적했다.

연유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