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경제는 긴 침체의 터널을 벗어날 조짐을 조금씩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4년 만에 3%대를 탈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적으로 경제를 위협할 위험 요인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장밋빛 전망을 흐리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어떤 리스크를 가장 위험하다고 보고 있을까.
서울경제신문 자문단인 ‘서경펠로’ 42명은 ‘북핵 문제(19.4%)’를 위험 요소 1순위로 꼽았다. 북한이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핵과 미사일 발사에 속도를 붙이면서 위험도가 급증한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미국 본토 전역까지 사정권을 늘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가계부채(18.3%) 역시 많은 전문가가 주된 위험 요소로 지적했다. 특히 자영업자·취약계층의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어 내수·소비가 위축될 위험을 키우고 있다. 정부 역시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이달 안에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의 친노동 정책(11.8%)이 경제에 위협이 되리라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새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처우 개선,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폐지 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 추진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기업의 부담이 커져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노동친화적 정책의 역효과를 상쇄해줄 고용·임금 유연화 등의 정책은 후순위로 밀려 있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와 상시적인 여야 간 충돌로 국정의 발목을 잡는 ‘정치권 대립’이 위험 요소라는 응답도 각각 10.8%였다. 재정건전성 악화(8.6%), 중국의 사드 보복(8.6%),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6.5%), 정부의 대입 전형료 인하 등 과도한 시장개입(5.4%)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세종=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