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하나 둘씩 베일 벗는 경주 서봉총

내일 재발굴조사 성과 공개

무덤 주인 여전히 미스테리속

북분 규모·구조 등 알아내

도심고분공원 조성 초석될 듯

보물 제339호 서봉총 금관 /사진제공=문화재청보물 제339호 서봉총 금관 /사진제공=문화재청




공중에서 촬영한 서봉총 모습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공중에서 촬영한 서봉총 모습 /사진제공=국립중앙박물관


보물 제339호 서봉총 금관을 품었던 서봉총의 비밀이 풀릴까?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오는 4일 경주 서봉총(노서동 129호분) 재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한다고 2일 밝혔다. 여전히 무덤 주인이 누구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간 알지 못했던 서봉총 북분의 규모와 구조, 남북분 매장주체부의 구조, 남북분의 연접 방식과 선후 관계, 제사 토기와 추정 제단 등을 알아냈다. 이번 발굴은 신라 능묘의 복원뿐만 아니라 경주시가 추진하는 도심고분공원 조성사업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일제강점기던 1926년 10월 10일 경북 경주시 노서동의 129호분 발굴 현장에 귀빈이 방문했다. 스웨덴 황태자 구스타프 아돌프 부부였다. 돌무지가 가득한 이곳 발굴장에서 금관이 출토됐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황태자는 나무 판재를 들추고 금관을 끌어 올렸다. 당시 일본인 발굴 책임자가 아돌프 황태자에게 무덤의 이름을 지어달라 했고 스웨덴을 뜻하는 서전(瑞典)의 ‘서’와 금관 꼭대기 봉황 모양 장식의 ‘봉’자를 써서 ‘서봉총’이 됐다.


1926년과 29년에 진행된 일제강점기의 서봉총 발굴은 금관 등 부장품 수습에 주안점을 뒀기 때문에 능묘 전체의 규모나 구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매장 유물로 신라의 공주일 것이라는 추정 정도만 제기될 뿐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번 재발굴조사를 진행한 박물관 측은 “올해 조사한 북분 장축이 동서향에 가까운 타원형이며 크기는 당초의 추정치인 36.3m를 뛰어넘는 46.7m 내외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신라 22대 지증왕의 능으로 추정되는 천마총의 지름이 47m이다. 마립간 기 신라왕족의 대형 고분은 지금까지 황남대총과 천마총, 금관총 등 총 4기가 발굴됐다. 이 중 최대 규모인 황남대총은 긴 지름이 120m에 달한다.

관련기사



서봉총은 돌을 쌓아 매장부를 조성한 북분과 이중 목곽을 설치한 남분으로 나뉜다. 남분과 북분에서는 공통적으로 무덤 보호 목적의 돌장식인 ‘호석’이 줄지어 발견됐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북분에서 제사용 큰 항아리와 최소 7점 이상의 호석이 발견됐다.

박물관 측은 “1970년대에 조사한 황남대총과 천마총은 문화재연구소가 발굴해 보고서를 간행했지만 일제강점기에 조사한 금관총과 서봉총에 대한 정식 보고서가 간행되지 않았다”면서 “이에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부장품만 수습한 금관총을 2015년에 재발굴해서 작년과 이어 올해 조사보고서를 간행하고 신라 능묘에 대한 연구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상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