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에는 투기과열지구, 청약조정지역, 투기지역이라는 명칭이 등장한다. 규제 종류에 따른 각종 지구의 명칭이 달라 일반인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각각 6년, 5년 만에 재등장한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이 기존의 청약조정지역과 어떻게 다를지 관심이 쏠린다.
투기과열지구는 ‘부동산 규제 종합선물세트’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조합설립인가 이후 전면 금지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가 40%로 내려가는 등 20개 가까운 규제가 동시에 적용된다. 원래 규제 개수는 14개였지만 이번에 재개발 분양권 전매 금지, 정비사업 분양 재당첨 5년 제한 등이 추가돼 19개로 늘었다.
투기과열지구는 2002년 서울 전역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적용됐다. 2011년 말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 마지막으로 해제되면서 사라졌다. 올해 다시 적용되면서 6년 만에 부활했다. 이번 대책에서는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세종시가 투기과열지구에 들어갔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특정 지역 규제에 효과가 가장 크지만 시장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기 때문에 정부가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다”며 “분양권 전매 최대 5년간 제한,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등이 들어있기 때문에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강남 재건축 시장을 진정시키는 데 효과를 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청약조정지역’은 지난해 11·3 대책과 함께 등장했다. 투기과열지구의 주요 내용 중 청약과 관련한 내용을 주로 빼내 만들었다. 청약 1순위 자격 제한, 재당첨 제한, 분양권 전매제한 등이 적용된다.
예전 투기과열지구 지정 요건 중 정량 요건의 일부를 준용해 주택시장 과열이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으면 정부는 그 지역을 청약조정지역으로 묶었다. 11·3 대책과 6·19 대책을 거치며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성남·하남·고양·광명·남양주·동탄2 등 경기 7개 시, 부산 해운대구 등 7개 구와 세종시가 지정됐다.
투기지역은 투기과열지구보다는 규제 정도가 다소 약하나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는 등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규제가 적용된다. 투기지역으로 선정되면 양도세 가산세율이 적용되고, 주택담보대출 건수가 세대 당 1건으로 제한된다. 투기지역은 2012년 5월 서울 강남3구에서 마지막으로 해제된 이후 지정된 곳이 없었으나, 이번에 서울 강남 등 11개구와 세종시가 새롭게 선정됐다.
한편, 이번에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지역 중 서울 일부와 세종시는 ‘투기지역’으로도 중복 지정됐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 중 일부에 대해서 투기지역을 ‘중복 지정’한 것은 이들 지역에 추가로 ‘세제 및 금융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가 공급, 청약 등 주택시장 자체에 대한 규제라면 투기지역은 돈과 관련한 금융 규제로, 두 가지가 중복 지정되면 투기과열지구의 ‘규제 패키지’에 더해 금융 규제까지 더해지며 더 강력한 규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투기과열지구에서 과열이 더 심한 곳만 골라내서 투기지역으로 지정한 것”이라며 “과거에도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을 동시에 지정해 적용한 사례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