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페이스북도 "AI비서 좋아요"

SW기업으론 이례적 하드웨어 개발

아마존 선점한 시장에 도전

성장세에 샤오미도 가세

글로벌 IT기업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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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비서’ 시장을 놓고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아마존이 선점한 AI 음성비서 시장에 그동안 하드웨어 개발과 거리를 뒀던 페이스북까지 뛰어들었으며 미국 기업에 시장을 내주지 않기 위해 중국 샤오미 등도 AI 비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페이스북이 13~15인치(33~38㎝) 크기의 AI 음성비서 ‘비디오챗’을 개발 중이며 내년 4월 열리는 개발자회의 F-8에서 이 기기를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이스북은 이전에도 AI 비서 시스템을 공개한 적이 있지만 스마트폰이나 페이스북 앱에 연동된 것이 많았다. 통신은 페이스북의 독자적인 하드웨어 개발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신종 AI 비서에는 터치스크린·카메라·마이크·스피커가 탑재돼 있으며 가격은 100달러(약 11만2,400원) 정도로 아마존 에코보다 80달러가량 낮게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또 이날 기존 메신저에 AI 비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AI 스타트업인 ‘오즐로’를 인수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오즐로는 그동안 텍스트 기반의 AI를 개발해온 업체로 페이스북은 이 기술을 메신저에 적용해 AI 비서 기능을 추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 IT 전문매체들은 지난 2014년 왓츠앱을 220억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인수했듯이 이번에도 상당한 금액이 건네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이 아이폰에 ‘시리’ 기능을 추가하며 시작된 AI 비서 시장은 이제 스마트폰을 넘어 가정용 AI 비서 시장으로까지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특히 가정용 AI 비서 시장은 글로벌 IT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분야다. 가장 먼저 시장을 선점한 아마존은 2014년 표준기기인 ‘아마존 에코’를 출시한 후 보급형인 ‘아마존 에코 닷’ 등을 선보이고 파격적인 마케팅 공세를 펴며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구글·애플·샤오미 등도 속속 시장에 뛰어들어 일부 국가에서 상품을 출시했거나 정식 발매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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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기업들이 이처럼 속속 AI 비서 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폭발적인 성장성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트랙티카의 집계 결과 AI 비서 서비스 사용자 수는 지난해에만도 5억400만명에 달했다. 트랙티카는 사용자들이 스마트폰 AI 비서 서비스에서 가정용 AI 음성비서로 이용범위를 확장하면서 오는 2021년에는 AI 비서 서비스 사용자 수가 18억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또 AI 비서시장은 IT 기업들의 기존 서비스와 연결을 수월하게 해줄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진다. 블룸버그는 “페이스북은 AI 음성비서를 개발해 사용자들을 뉴스피드·페이스북라이브·영상통화 등 자사 생태계에 묶어놓으려 한다”고 평가했다. 아마존이 올해 프라임데이 행사에서 아마존 에코를 원가 이하에 출혈 판매한 것도 이 제품의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자사의 쇼핑 서비스 이용 고객 수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AI 비서 보급이 사생활 문제를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인간 비서와 달리 AI 비서는 신뢰와 동떨어져 있다”며 “(축적된) 소비자의 정보가 회사 밖으로 유출되는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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