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강남권 일부 집주인들은 정부가 양도소득세를 강화해도 거래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식의 냉소적인 반응과 함께 장고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단지의 총 10만8,000가구 중 절반 수준인 5만5,655가구가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상태다. 이들 단지는 원칙적으로 이날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다.
이에 거래는 한순간에 끊겼다. 이는 거래가 원천적으로 묶인 경우이거나 상황을 조금 더 관망하겠다는 분위기로 나뉜다. 강남구 개포동 S공인 관계자는 “오늘부터 투기과열지구 해제 전까지 개포동 재건축단지에서 거래는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된다”며 “대책 직전에 집을 판 사람만 쾌재를 부르고 있다”고 귀띔했다.
거래가 가능한 재건축단지에서는 호가를 낮춘 급매물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12억~12억5,000만원을 호가하던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3단지 전용 99㎡는 대책이 발표되자 4,000만~5,000만원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조합원 지위 양도 예외 규정을 두고 혼란도 벌어진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 2013년 12월에 조합이 설립된 잠실주공5단지가 3년7개월이 지나도록 사업 진척이 안 됐는데 조합원 매매가 가능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끝도 없다”고 전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를 강화하자 매매 거래를 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거래세를 강화하면 거래를 하지 않으면 된다”면서 “정부 방침대로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는 부동산 가격 문제에 대해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김 수석은 또 부동산 보유세와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어떤 경우도 예단하지 않고 있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완기·박형윤기자 k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