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05년부터 작년까지 12년간 탈북했다가 돌아온 여성의 숫자를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이들을 대부분 처벌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유엔 홈페이지에 따르면 북한은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가 오는 11월 초 실시하는 대북 국가심의를 앞두고 최근 위원회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지난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유효한 여행허가 없이 해외에 나갔다가 돌아온 여성의 수가 6,473명”이라고 밝혔다. 이들 상당수는 탈북했다 송환된 사례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송환된 탈북자와 관련한 통계를 직접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답변서에서 탈북한 여성들 대부분이 당시 겪고 있던 경제적 어려움이나 인신매매의 음모 때문에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이 때문에 어떤 법률적 처벌의 대상도 되지 않았으며, 지금은 국가의 포용적이고 자애로운 정책 덕분에 안정된 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2005~2016년에) 유효한 여행허가 없이 외국에 체류하던 중 마약 밀매나 살인미수 같은 중범죄에 연루돼 처벌을 받은 여성이 33명”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외국으로 인신매매를 당했거나, 납치 가해자들을 상대로 외국 법정에 소송을 제기한 여성들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려는 관점에서 법률기금이 설립되고 조선변호사협회(Korean Bar Association) 산하 은행이 문을 열었다”고도 명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북한 당국이 탈북 과정에 관여한 브로커 등 관계자들에게 법적 대응을 취해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북한이 이번 답변서에서 편 주장은 그간 국제사회가 파악한 내용과 다르다. 미 국무부는 지난 3월 ‘2016 국가별 인권보고서’를 통해 북송된 탈북자들이 가혹한 처벌을 받는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