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20원대 후반에서 상승 출발했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원2전 오른 1,128원2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주말에 발표된 7월 미국 노동시장 지표가 호조로 나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인상에도 초록불이 짙어졌다. 미국 7월 비농업부문 추가 일자리는 20만9,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고, 실업률도 4.3%로 전달에 비해 0.1%포인트 떨어졌다. 미국 노동시장 상황이 완전 고용에 가까워지면서 임금상승과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커졌다. 실제 7월 미국의 시간당 평균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전달보다 0.3% 각각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5일(현지시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33일 만에 새 대북제재를 만장일치로 채택한 점도 원달러 환율 상승 신호가 됐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대북 원유공급 차단이 결의안에서 제외되면서 힘이 빠졌다는 지적도 있지만, 국제사회가 일단 대북 강경 기조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달러화 상승 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글로벌 약세를 이어온 달러화의 방향이 윗쪽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팽팽하다. 물가상승률 둔화 우려가 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닐 카시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7월 고용 지표가 임금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에 명확한 증거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미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때까지 관망 심리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과 유럽을 필두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주식시장 동향도 주목할 만하다. 위험선호 심리가 확산되면 달러화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진다. 뉴욕 증시의 상승 흐름이 코스피까지 이어진다면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도 주춤할 수 있다. 최근 차익 실현에 나선 외국인들의 대규모 ‘팔자’ 행진에 하락세였던 코스피는 이날 0.3% 오른 2,402.57로 상승 출발했다.
이날 원엔 환율(하나은행·9시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3원66전 내린 1,017원91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달러가 반등하면서 엔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