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 측에 모두 433억원의 뇌물을 건네거나 약속한 혐의 등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일(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의 결심공판에서 특검팀은 이 같은 구형량을 밝혔다. 삼성 미래전략실 최지성 전 실장(부회장), 장충기 전 차장(사장), 삼성전자 박상진 전 사장에게는 각각 징역 10년, 황성수 전 전무에게는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이번 사건을 두고 “전형적인 정경유착에 따른 부패범죄로 국민 주권의 원칙과 경제 민주화라는 헌법적 가치를 크게 훼손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법정에서 허위 진술과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이들을 공정하게 평가하고 처벌해야만 국격을 높이고 경제 성장과 국민 화합의 든든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은 그룹 현안을 해결하는 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도움 받는 대가로 최씨 측에 총 433억 2,800만 원의 뇌물을 건네거나 약속한 혐의(뇌물공여) 등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삼성그룹이 213억 원을 들여 최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을 지원하기로 약속하고 실제 77억 9,000여만원을 지원하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204억 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2,800만 원을 출연한 것이 뇌물이라고 본다.
이 부회장 측은 승마 유망주들을 지원하려 했을 뿐 정씨에게 특혜를 주려는 의도가 아니었고, 재단이나 영재센터에 낸 출연금도 공익 목적이었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이 부회장은 최씨 측에 뇌물을 건네기 위해 총 298억여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최씨의 독일 회사에 송금해 재산을 국외로 도피시킨 혐의(특경법상 재산국외도피)도 받는다. 씨가 탄 말 소유권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이른바 ‘말 세탁’을 한 부분에는 범죄수익은닉 규제 및 처벌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이 밖에도 특검은 지난해 12월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이 부회장이 승마 지원에 관한 보고를 받지 못했고 최씨 모녀를 모른다고 거짓 증언했다고 보고 국회 위증 혐의도 적용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