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완주 배매산성, 호나마 최초 한성백제 토성으로 밝혀져

전북 완주군 배매산성이 호남 지역 최초의 한성백제 시대 토성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문화재청의 허가로 (재)전라문화유산연구원이 조사하고 있는 배매산성은 완주군 봉동읍 둔산리에 자리한 배매산(123m)의 정상부를 둘러싸고 있는 테뫼식(山頂式) 산성(산 정상을 중심으로 봉우리들을 둘러쌓아 축조한 성)으로 알려졌다. 성벽 주변에 있는 건물지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발굴조사가 2000년에 한 차례 있었고, 지난 6월부터는 산성의 축조 시기와 축성 기법 등을 조사하기 위한 발굴조사가 새로 진행 중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배매산성이 한성백제 시대 토성으로 밝혀짐에 따라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호남 지역의 한성도읍기 백제 산성의 축조기법과 축성방법의 변천 과정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한성도읍기 백제의 영향력이 호남으로 확장되었던 당대의 역사적 사실을 밝혀줄 중요한 자료로 재평가 받을 예정이다.

조사는 산성의 서쪽 성벽과 성 안쪽 지역 평탄지 일부를 대상으로 했는데 △토사(흙과 모래)와 쇄석(부순 돌) 등을 이용한 삭토(削土)기법으로 성벽이 조성됐고, △성벽의 가장 아래층에는 성벽을 따라 열을 지어 목주공(나무기둥구멍)이 나열되어 있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성 안에 있는 평탄지에서는 거칠게 다듬은 돌로 만든 배수시설, 석축열, 건물지와 배연(排煙·연기를 뽑아 냄) 시설 등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물로는 백제 한성도읍기 말기에 사용된 굽다리접시, 삼족토기, 계란모양의 장란형 토기 등 각종 토기류와 성을 쌓을 때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철부(鐵斧·쇠도끼)가 제출되기도 했다. 이는 기존의 한성백제 유적지에서 나온 유물의 조합양상과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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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굽다리접시와 장란형토기는 몽촌토성과 풍납토성 등 서울·경기 지역의 한성백제 유적에서 나온 유물과 같은 형태를 보였다.

또한 성벽의 축성방법도 한성백제 시대에 쌓은 화성 길성리토성과 비슷하다. 이와 같은 유물과 축성방법 등으로 미뤄보아 완주 배매산성은 백제 웅진·사비기 이전인 한성도읍기 말기에 축조된 것으로 보이며, 호남 지역에서는 최초의 백제 한성도읍기 토성이라고 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문화재청 관계자는 “발굴조사 성과는 8일 오후 2시에 발굴현장에서 공개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역사적 가치가 높고 의미를 지닌 비지정 매장문화재의 조사·연구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이들의 체계적인 보존·관리에 힘쓸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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