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국제사회 왕따된 北, 美에 "최후수단 불사"

"제재결의 전면 배격" 성명

북한이 오랜만에 다자 외교무대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잇따른 대형도발로 국제사회의 왕따 신세로 전락했다. 사실상 국제사회를 설득할 외교력을 상실한 모습이다.

그러나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제재 결의에 강력히 반발, 미국을 향해 ‘최후수단’을 언급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북한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개막한 7일 ‘공화국 정부 성명’을 내고 “미국과 적대세력들이 조작해낸 유엔 안보리의 반공화국 제재 결의를 우리 공화국의 자주권에 대한 난폭한 침해로 준열히 단죄·규탄하며 전면 배격한다”고 밝혔다.


특히 성명은 “우리 국가와 인민을 상대로 저지르고 있는 미국의 극악한 범죄의 대가를 천백 배로 결산할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를 압살해보려는 무모한 시도를 걷어치우지 않고 경거망동한다면 우리는 그 어떤 최후수단도 서슴지 않고 불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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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이번 성명은 ARF 참가국들이 북한을 등한시해 자신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게 되자 낸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10개 국가는 ARF 개막 전 북한과의 양자회담을 열지 않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을 비롯한 아세안 일부 국가가 북한과의 양자회담을 추진하려 했다가 취소하기도 했다. 이들을 포함한 다른 참가국들도 핵·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북한의 입장에 대해서도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전날 마닐라 몰오브아시아아레나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볼 수 있었다. 주최 측이 행사 초반부를 언론에 공개했는데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다가가 말 거는 사람은 포착되지 않았다. 애초 리 외무상 옆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앉기로 했지만 행사 시작을 앞두고 자리가 조정됐다. 왕 부장은 리 외무상과 10칸 정도 떨어져 앉았다.

반면 다자 외교무대에 데뷔한 강경화 장관은 주목을 받았다. 앨런 피터 카예타노 필리핀 외무장관은 강 장관과 악수할 때 길게 대화를 나눴고 서로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마닐라=류호기자 rho@sedaily.com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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