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강경화-리용호, 짧은 만남 '현격한 입장 차' ARF 나란히 참석

남북한 외교장관이 다자회의 계기에 마닐라에서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눴지만 우리 정부의 대북 구상과 관련한 현격한 입장 차이를 확실시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6일 저녁 마닐라의 ‘몰오브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환영 만찬 때 대기실에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조우해 악수를 하고 우리 정부의 대북제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7일 발표했다.


남북한 각료급 고위 당국자가 짧게나마 대면해 대화를 나누기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최초의 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강 장관은 한국 새 정부의 ‘베를린 구상’과 후속조치 차원의 대북제안에 북측이 아직까지 아무런 호응이 없음을 지적하고 조속한 호응을 기대한다고밝혔다.

그러자 리 외무상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남측이 미국과 공조하에 대북압박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러한 대북제안에는 진정성이 결여돼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우리측 제의에 담긴 진정성을 강조하고 북측의 호응을 재차 촉구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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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당국자는 “두 장관의 조우는 누가 먼저 다가간 것이 아니고 대기실에서 장관들 간에 상호 수인사(악수)를 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고 언급했다.

우리 정부가 포괄적 한반도 평화구축 해법을 담은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에 입각해 지난달 제안한 남북 군사회담과 적십자 회담에 대한 북한 정부의 사실상 거부 입장이 북측 고위 당국자의 육성을 통해 직접 확인된 것은 이번이 최초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측이 문재인 정부의 한미공조 강화 기조를 대화 거부의 이유로 거론함에 따라 당분간 남북대화의 돌파구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 장관과 리 외무상은 7일 오후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열리는 ARF 외교장관 회의에 나란히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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